핸디캡이란 기준타수(72타)보다 평균적으로 더 친 타수를 말한다.

골퍼들은 보통 최근 1개월간의 스코어를 평균해 핸디캡을 산출한다.

그런데 L씨는 좀 특이하게 자신의 핸디캡을 정한다.

최근의 라운드결과에서 핸디캡을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목표로 삼은
스코어에서 역산해 핸디캡을 정한다.

"오늘은 90을 쳐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L씨의 핸디캡은 18이 되고, 85가
목표이면 13이 되는 식이다.

따라서 L씨의 핸디캡은 실력보다도 낮게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며,
동반자들을 그의 이런 태도를 쌍수를 들고 반긴다.

L씨는 이런 독특함으로 인해 내기라도 걸려있을 경우 손해보기가
일쑤이지만, 라운드마다 "타깃 존"을 정하고 도전의욕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

구력은 늘어가는데 실력은 제자리인 주말골퍼들.

위험부담은 있지만 이 방식으로 전기를 마련해 봄직하다.

베스트스코어라도 나올지 아는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