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투시할수 있는 안경개발이 소망인 한 발명가가 있었다.

어느날 그는 희귀한 수정을 얻게 되었는바 이를 재료로 온갖 과학실험을
시도한 끝에 마침내 바라던 바를 이루게 되었다.

절치부심끝에 만들어낸 안경을 쓰고 바라보니 벽너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그는 급한마음에 평소 그가 좋아하던 여자를 찾아갔다.

그녀가 커피를 가지고 다가올때 그는 떨리는 가슴으로 안경을 썼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그의 눈앞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섬뜩한 유골이 나타난 것이다.

너무나도 정교하게 만들어진 나머지 그마저 속은 것이다.

무릇 엉뚱한 욕심의 대가는 이처럼 허무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