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AT&T사의 미.북한간의 장거리 직통전화 개통으로 북한의 대서방 전화
통신창구가 열렸다.

북한정권 수립후 처음이다.

아직은 미국 일부지역에 국한됐지만 기술문제가 해결되는 다음달부터는
미국 전역에서 북한과의 DDD전화통화가 가능하게 된다.

또한 멀지 않아 팩스통신의 길이 열려 문서자료의 교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화망 개설은 북한과 서방측간의 대화와 협상 창구를 크게 넓힐
것이라는 데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북한과 미국의 정부관계자들은 필요할 경우 핵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들을 직접 전화로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간의 비지니스거래나 민간교류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 분명
하다.

또한 많은 재미교포들도 북한 친인척들과 자유롭게 전화통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여 북한의 개방을 앞당길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DDD를 통해 북한과 직접 통화할수 있는 미국 지역은 켈리포니아와
뉴욕시,뉴저지주,워싱턴시등이다.

5월부터는 미국의 전지역에서 통화가 가능하다는게 AT&T측의 설명이다.

북한의 DDD 통화권은 평양에 한정된다.

평양외의 지역에 대해서는 AT&T와 북한의 전화교환대를 거쳐야 한다.

미국 워싱턴에 주재한 우리 언론기관들과 일부 교포들은 개설 첫날인
10일 평양으로 전화를 걸어 상대방과 통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이 접촉한 지역은 전화번호가 알려진 평양소재 조선국제여행사.

북한측 전화응답자는 "미국에서 전화가 밤새 걸려와 잠한숨 자지 못했다"며
"낮시간에 전화해 달라"고 사정했다.

그는 "평양은 지금 꽃이 피고 날씨도 좋다"며 "평양축전 준비도 인민들의
협조로 잘되고 있다"고 평양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양을 제외한 여타지역은 전화보급 실태가 미미하고 북한측이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를 하지 않아 이산가족간 전화통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내 많은 교포들은 이날 평양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지못해 안타까와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AT&T로 평양에 전화를 걸 경우 국제회선 접근번호인 "011"에
이어 북한의 국가번호인 "850"과 평양도시번호 "2"를 돌린후 상대편의
전화번호를 돌리면 된다.

전화비용은 AT&T 전화망이 일본의 국제전신전화(KDD)의 회선을 활용하는
탓에 미국에서 서울로 거는 것보다 3~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