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

### 양운철 편역/세종연구소 간 ###

세종연구소는 최근 사회과학분야에서 중요한 렌트추구(rent-seeking)에
관한 이론소개서라할 수 있는 "렌트추구행위의 사회적비용"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사회과학중에는 누구나 꼭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여러가지 여건상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분야가 많이 있는데 렌트추구에 관한 연구가 바로 그런
분야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세종연구소가 이런 연구를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다는 점은 매우 의욕적이고
신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렌트추구행위에 대한 관심은 원래 1967년에 발표된 툴록(Gordon Tullock)
교수의 논문에 의해서 비롯됐다.

그 주요골자는 독점이나 관세부과에서 발생되는 생산자의 이윤이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치열한 노력과 경쟁에 의해서 얻어지며
이것은 또다른 형태의 사회적 비용이 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사회적 비용이란 독점설정 혹은 적절한 관세부과를 위해 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하면서 지불하는 유무형의 여러가지 자원의
손실을 의미한다.

이후로 많은 학자들이 이 용어를 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즉 경제주체들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로비,약탈,방어등)까지도 렌트추구행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러한 렌트추구현상은 후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과거 정부주도하의 고도성장과정을
거치면서 독점 혹은 관세유지와 관련된 기업들의 렌트추구행위가 광범위하게
존재했다는 점에서 렌트추구행위에 따른 경제력낭비의 실체를 조명해볼
필요를 느껴왔다.

11명의 저자가 공동집필한 이책은 총9장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독점, 보호무역, 비생산적 이윤활동, 소득
불평등, 후진적정치, 갈등, 기업의 사회성등과 관련된 문제들을 렌트추구
행위와 결부시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론적인 소개에 그치지 않고 자료를 이용, 기업과 이익집단을 상대로
렌트추구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시도한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렌트추구행위라는 개념이 구미의 학계에서는 이미 상식화되어 사회과학전반
에 널리 사용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때늦은 감이 있으나 국내 처음으로
렌트추구와 관련된 종합적인 연구가 수행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국내외의 저명한 대학교수와 세종연구소의 연구원들이 함께 이러한 책을
내게 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고 좋은 연구방식의 전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책은 또 국내의 척박한 렌트추구행위에 관한 관심과 연구의 부재를
극복하는 이론적 입문서와 안내서로서 훌륭한 작품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정치학,법학,경제학,사회학등의 분야에서 이 주제관련 연구에 관심이
있는 연구원,대학원생,대학교수님들에게는 필독서로 권하고 싶다.

톨록교수가 1장 마지막부분에서 강조한 "렌트추구에 관한 이론이 최근에야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이를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

선이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투쟁해 나가야
한다"라는 말은 렌트추구이론에 관한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 11,000원 )

최창규 < 한은금융경제연 전문연구역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