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인생이란게 으례 그렇듯이 세상을 살아가노라면 기분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고 또 자기 뜻대로만 되지 않는 일도 종종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주가리듬에 편승해 연속적으로 좋은 투자성과를
기록할 때도 있고 사는 종목마다 하락하여 투자손실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슬럼프에 빠져들때도 있는등 마음먹은 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주식투자를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 주식투자는
한번 시세의 리듬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자꾸만 꼬이기 마련이다.

투자성과가 좋을때는 증시 주변을 돌아볼줄 아는 여유있는 투자자세를
견지하던 투자자들도 의도하지 않은 투자결과 즉 투자손실을 보게되는
경우 대부분 조급한 마음에서 올바른 투자판단을 놓쳐 버리기 쉬우며
결국은 이런 성급함이 또다시 투자실패를 자초하는 원인이 되곤 한다.

다시말해 A라는 주식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A주식을
매입하면 A주식의 주가는 떨어지고 B라는 주식의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B주식을 매도하면 B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는 "투자의
악순환"을 겪게되면 자포자기의 상태로 치달아 더욱 큰 손실에 직면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처럼 매입하는 주식마다 손실을 보거나 뒤늦게 매도에 나서 손실의
폭을 좁힐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등 잘 안풀릴때 일수록 한발 뒤로
물러서서 장세의 주변여건을 재점검해보고 자신의 투자판단에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 잘 살펴보며 대책을 마련하는 여유있는 투자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또 주식투자는 연중 쉴새 없이 사고 판다고 해서 매매횟수에 비례해
수익을 올릴수 있는것은 아니며 시세리듬에서 자꾸만 벗어날때는 "쉬는
것도 투자다"라는 투자격언처럼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쉴줄도 알아야
한다.

주가의 속성을 감안한 중요한 투자원칙중의 하나는 "주식보유기간보다
현금보유기간이 길어야 한다"는 것인데도 이를 망각한채 성급하게
계좌에 현금이 있기만하면 주식을 사지못해 안달함으로써 상투권에
물려 꼼짝 못하다가 절호의 매수기회가 와도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듯한 허탈감에 빠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매번 성공할수만은 없기 때문에 이처럼 여유있는
투자자세를 갖추어야 손실을 기록했을때 그폭을 최소화할수 있으며
결국은 그것이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지름길의 하나임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