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달라졌다.

상하한가가 대폭 줄어들고 매매패턴이 바뀌었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실시된 첫날인 1일 주식시장에선 예전과는 다른 많은
"새로운" 변화가 생겨났다.

당황과 불안이 있는가 하면 변화에 대한 기대도 자리잡고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상하한가의 급감.이날 상하한가는 각각 24개로 모두
48개에 불과해 평소 합쳐 1백50개를 웃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수십만주씩 쌓이던 상하한가 잔량은 만주단위로 10분의1가량 축소됐으며
잔량이 쌓인 종목들도 비슷한 규모로 감소했다.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눈에 띄었다.

이날 거래된 1천3백만주는 전주말의 거래량 1천8백만주에서 30%가량 감소
한 규모이다.

증권사등 기관들의 결산매매가 전날 마감된 때문도 있지만 투자위험을 느낀
데다 새로운 조치가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관망하는 투자자들의 태도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보수적인 투자양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진동이 심했다.

1분간 진동폭이 평소 0.2-0.3포인트이던 것이 이날은 1.78포인트까지 출렁
거리는 등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양상도 특징이었다.

태광산업은 3만6천원이나 오른 76만원을 기록했다.

이전 상한가인 1만2천원의 3배나 상승하면서 가격제한폭 확대를 상징적으
로 실감케했다.거래량은 30주로 거래대금이 무려 2천2백80만원이었다.

고가우량주냐 중저가대형주냐로 분분하던 새 제도 수혜종목은 이날은 일단
중저가 대형주의 판정승으로 마감됐다.

고가주는 거래량이 부진해 환금성이 위협받을 것이란 인식이 일반투자자들에
게 폭넓게 형성되는 가운데 유동성이 풍부한 중저가대형주들이 인기를 끌었
다.

특히 유화주의 강세가 돋보였는데 이는 당분간은 내재가치 중심의 매매패
턴이 나타나리라는 전망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작전성 종목으로 일컬어지던 주식들도 꿈틀거려 가격폭 확
대를 계기로 구작전셰력이 재집결했다는 일부소문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부광약품은 3천6백원의 상한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반투자자들은 여전히 "과거"의 때를 못벗은 모습을 보였다.

과거의 가격제한폭을 의식한 매매가 이뤄졌다는게 증권사 영업자들의 설명
이다.

투자자들은 가격폭 확대가 앞으로의 주가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매
매주문보다는 궁금증 문의에 바쁜 하루였다.

투자자들 못지않게 증권사의 "헤매기" 또한 이날의 관심거리였다.

일부증권사는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단말기에 상하한가를 아예 표시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상하한가가 예전 것이 뜨는등 시행착오를 겪
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