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예정대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을 정식으로
신청했다.

이에따라 올여름부터 OECD 가입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내년
6월 각료회의에서 가입결정이 나면 하반기중 국회동의를 받아 가입이
실현될 예정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부자나라들의 사교클럽 정도로 인식되어온 OECD에
우리나라가 가입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수 있다.

또 우리나라에 앞서 지난 94년봄 OECD에 가입한 멕시코가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게되자 OECD가입에 따른 득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특히 요즘처럼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주요통화의 환율변동이
심할때 OECD 가입으로 자본시장을 대폭 개방할 경우 있을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우리가 OECD에 가입한다고 해서 당장에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며 가입에 따른 의무사항인 시장개방및 자유화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설득한다.

이미 OECD에 가입한 멕시코나 터키를 선진국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우며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협정 등에서도 개발도상국의 대우를 받은
사실을 상기한다.

어쨌든 이젠 OECD가입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질 때는 지났다.

우선 가입협상을 우리측에 유리하게 진행할 전략과 준비에 충실하고
다음으로 정작 해야할 일은 국내 경제질서를 하루속히 선진국수준으로
개선하자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국민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데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에 대한 각종 규제및 시장경쟁을 제한하는
기존제도와 관행에 따른 비능률과 낭비가 심각한 실정이다.

김영삼대통령 취임이후 규제완화가 강력히 추진되었으며 최근에는
세계화를 위한 의식개혁과 제도개선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개선실적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또 지난 28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 회의에서도
지적되었듯이 금융과 외환부문의 규제완화가 미흡하며 외국기업의
국내 직접투자와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모두 크게 부진하다.

따라서 OECD가입은 시장개방과 자유화에 대한 정부의지가 돌이킬수
없는것임을 국내외에 분명히 밝혀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아울러 아직도 기왕의 이해관계에 집착하며 개혁과 변화에 저항하는
기득권집단( rent seeking group )에 대해 치명타가 된다.

우리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아무리 완강한 기득권세력도
대외약속에 대한 저항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개혁과 변화는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완화를
넘어 교육 사법 정치를 포괄하고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심정으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