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공대에서 유사학과 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된
학과나 학부명칭이 대학별로 달라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과통합이 제효과를 거두려면 공대특성에 맞는 "교양과정부"의
운영과학생들이 인기전공에만 몰리는 폐단을 막기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7일 전국공대학장협의회가 대덕 롯데호텔에서 가진 "유사학과 통합으로
국제경쟁력 강화"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자들은 학과통합에 따라 노출되고
있는 문제점과 이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부산대의 박성재 공대학장은 "대학별로통합된 학과의 명칭이 달라
교육부의행정업무는 물론 학생지도에 애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박학장에 따르면 건설분야에서 이같은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강원대학
건설학부,단국대학 토건계열,서울대 지권시스템공학부,아주대 도시시스템및
환경공학부,연세대 건설공학부등으로 명칭에 공통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학장은 또 "학과통합으로 대형 공동강의가 늘어나면서 교양과정이 많아질
것"이라며 "1-2학년에 교양과정부를따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의 민홍식교수는 "학과통합으로학생들이 인기분야에 몰릴수 있다"며
비인기분야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공분야를 육성키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교수는 이와관련 "전기 전자 제어계측공학과를 통합한 서울대 전기공학부
의 경우 이번 학기말부터 대학원생 정원의절반을 무시험으로 뽑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교수회의에서 정한 최소자격요건을 갖춘 학생에 대해서는 각교수가 2명까지
재량껏 뽑을수 있도록 해 인기분야에 몰리는 학생에 비해 질이 떨어지더라도
비인기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양대의 이정규교수도 "학과통합으로 예상되는 비인기분야의 과목 사장화
및 수강학생수 과다로 인한 교육성과의 질저하등을 방지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