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국무총리가 26일로 취임 1백일을 맞는다.

성수대교붕괴등 잇따른 대형사고가 터진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이영
덕 전국무총리의 바톤을 이은지 3개월이 지났다.

총리취임 1백일을 맞은 지금 이총리는 현내각이 "세계화"내각이란 별명을
얻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범국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세계화"무드속에서 세계화추진위원회 공동의
장을 맡고 있는 이총리는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세계화추진과제를 김영삼대
통령에게 보고 했다.

내달말까지는 국민들의 관심속에 진행되고 있는 사법제도개혁방안을 마련,
보고할 계획이다.

이총리는 과거 총리들처럼 청와대와는 별개의 과제를 공직사회에 던지는 일
에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을 도우면 되지 별도로 나설 필요가 없다는 "그림자총리"가 총리의
본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이총리가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운영스타일과 현재의
정국상황에 적절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나서지 않는 이총리이지만 굳이 강조하는 대목은 있다.

"국민들이 불안으로부터 탈피, 안정된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는게 취
임당시부터의 일관된 각오라고 줄곧 얘기하고 있다.

정례국무회의에서도 "국민들의 일상생활 안전문제는 정치권의 우여곡절과는
관계없이 내각이 책임을 지고 챙겨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총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또하나의 분야는 정보화이다.

이총리는 "정보화경쟁이 시작된 지금 정부의 규제가 많을 수록 정보화경쟁
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고 강조할 정도이다.

재임중 "그림자총리"에서 "정보화총리"로의 역할이 한층 기대된다.
<김호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