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일반적으로 거래량은 주가상승기에 증가하고 하락기에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말해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 경우라면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수 없으며
또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장세전환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자전거래로 인한 거래량 급증종목들이 자꾸 늘어나면서
거래량을 중요한 투자지표의 하나로 여기고 있는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는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로 일컬어지는 증권 보험 투신사등이
결산기인 3월말을 앞두고 장부가로 계상되어 있는 보유주식의 현재가치를
반영해 결산실적을 조정하기 위해 자전거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자전거래란 증권거래소 시장내에서 정해진 매매원칙의 범주
안에서 매매를 성립시키는 기법의 하나로 동일한 종목을 동일한 가격과
동일한 수량에 맞추어 매수와 매도주문을 동시에 내 단번에 매매계약을
성립시키는 방법이다.

물론 이경우 매수 매도 창구를 동일한 증권회사로 단일화 하기도 하고
각각 다른 증권회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보통 자전거래는 거래량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함으로써 당해종목의
수급상황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또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당해종목의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투자
지표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어 어떤 기관투자가가 증권사의 상품주식을 자전거래등을 통해
대량으로 한꺼번에 매입하는 경우 시장에서 유통되는 공급물량이 줄어
듬으로써 주가 상승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대규모 자전에
의해서 지금까지 대주주였던 주주가 매도자의 입장에 서거나 그동안
매집에 나섰던 기관투자가가 해당기업의 주식을 약정을 빌미로 증권사의
상품으로 떠넘길 때에는 수급관계를 악하시켜 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관투자가의 결산기등 시기적 특성에 의해 초래되는 자전거래는
장부가의 현실화라는 형식적 측면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아주가의 등락가는
다소무관한 편이다.

이런 자전거래상황은 경제신문의 주식시황동향이나 증권회사 투자자료등에
매일 게재되므로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