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온 국민이 각종 용수난과 수질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맞은 세계 물의 날.

흔히 절수의 중요성은 많이 인식하고 잘 실천하고 있지만 각종 음식물의
폐기가 불러오는 수질악화는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폐기된 각종 음식물은 결국 하천을 오염시키게 되고 이를 정화하는데
드는 물의 양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환경부는 물의 날을 맞아 재미있는 자료를 내놓았다.

우리 생활주변에서 보는 음식물이 물을 얼마나 오염시키는지, 이를
정화하는데는 또 얼마나 많은 맑은 물이 필요한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술인 소주 한잔(50ml)을 하천에 그냥 내보낼 경우
오염의 대략치인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24만3천ppm으로 계량된다.

이를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정도의 BOD인 5ppm으로 희석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방류된 양의 4천8백배인 2천4백리터.

웬만한 이삿짐트럭 한 대분의 물을 쏟아 부어야 정화가 되는 것이다.

현대 식생활에서 많이 쓰는 식용유와 사라다유도 만만치 않다.

50ml를 버릴 경우 오염의 대략치가 각각 14만,15만ppm이고 희석에 드는
물의 양은 각각 1천5백리터로 나타났다.

소주보다는 못하지만 엄청난 오염력을 지니고 있다.

건강에는 아주 좋은 요구르트도 오염에는 큰 힘을 발휘한다.

50ml를 방류할 때 BOD 9만9천ppm, 희석에 드는 물의 양이 무려 9백리터다.

환경부는 지속적인 절수운동의 전개와 함께 음식물을 마구 버려 하천을
크게 오염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물의 날을 맞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양승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