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경기가 지난4년간의 긴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삼성승용차공장의 부산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돼 부산경제는 지난 80년대말 신발산업 호황기 이후 최대의
호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각종 실물경제지표들이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또 실물경기의 키를 잡고 있는 현장경영자들의 의욕이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지역분위기는 그야말로 고조돼 있다.

기업의 산업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생산지수는 지난해 8월이후 줄곳
전년대비 10%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난91년 생산지수가 전년대비 4.6% 하락하면서 3년간 내리막길을
달리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중소기업가동율은 지난해말 89.5%로 전년대비 3.1%포인트 증가한후
지난1월에는 90.2%를 기록,92년2월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출도 지난3년간 내리 감소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해엔 전년에 비해 0.9% 증가한 60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무협부산지부 김성택과장은 이에대해 "중화학제품 수출호조의 결과로
부산 산업구조가 중화학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구조 조정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향후 수출전망을 나타내주는 수출신용장 내도액도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지난1월중 수출신용장 내도액은 2억5천3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9.6%
증가했고 2월에는 3억달러로 무려 35.2% 늘었다.

반면 지난1월 어음부도율은 0.40%로 지난93년 5월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2월에는 0.58%로 다소 상승했으나 이는 설 연휴기간의 부도금액이
이월된 것이며 지방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은부산지점 박찬승조사과장은 "부산지역 어음부도율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방평균 어음부도율을 밑돌고 있다"며 "이는 93년 5월이후
처음으로 지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승용차공장이 부산에 들어섬에 따라 지역경기 회복에
엄청난 가속이 붙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은 조만간 자본금 1천억원규모의 "삼성승용차"법인을 부산에
설립할 경우 1천억원의 돈이 부산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후 98년 자동차 생산전까지 4조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대부분이 부산지역에 뿌려질 전망이다.

특히 공장설립과 관련한 지역건설업체의 참여가 확실시돼 관련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는 올해부터 당장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의 윤중걸조사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산지역 경기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경기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문권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