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경제학자 봉산 고승제박사(78.한양대대우교수)가 다산 정약용의 삶을
집중조명한 "다산을 찾아서"를 내놓았다(중앙일보사간).

"다산에 관한 책은 그동안에도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대부분 다산의
사상과 학문에만 관심을 뒀지 한 인간으로서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어요. 나는 무엇보다도 다산이라는 사람의 내면을 살펴보고 싶었지요"

고박사는 일찍부터 다산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러던중 82년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하는 다산경제학상(제2회)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다산평전을 써보겠다고 결심,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다산시문집"등 귀중한 자료도 입수했다.

모든 분야에 저서를 남긴 다산의 출중함을 대하면서 갈수록 그의 뛰어난
안목과 인간됨에 이끌려 갔다고.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저술작업을 시작한 것은 고희룰 넘긴
뒤부터라고 전한다.

"다산은 중용이라는 개념을 강조했어요.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과부족이
없는 중간쯤에 평범한 진실의 길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노학자는 지금 우리사회야말로 이 중용의 도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

중용의 도를 지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수 있다는 것.

또 이 중용을 지킬수 있는 중산층을 만들고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것이 곧 세계화의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고박사는 또 이책에서 다산의 중산계급관과 서민관도 자세히 다뤘다.

"중산계급의 국제비교연구"를 집필하는등 중산계층및 서민의 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그의 노력을 여기서도 드러낸 것.

그는 또 당대의 사회와 인물을 다각적으로 분석, 묘사했다.

가족과 친구 스승등 주위인물들과 다산의 관계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소개
했다.

"다산이 살았던 19세기는 우리나라를 살리는 사상과 이념이 쏟아져 나왔던
때입니다. 내우외환이 심했던 그시절에 대한 고찰을 통해 오늘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지요"

이 책은 이밖에 다산의 과학과 개혁사상에 대해서도 상술하고 있다.

고박사는 이책을 탈고한뒤 곧바로 "현대자본주의의 진로" 집필작업에
들어갔다.

한달에 한번 학술원회의에 참가하고 틈틈이 도서관에 들르는 외에 바깥
나들이는 거의 하지 않는 편.

고박사는 1917년 함남흥원군에서 출생, 함흥농고를 거쳐 일본입교대학을
졸업했다.

광복직후부터 80년대중반까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에서 강의했으며
한양대경제연구소장 한국개발연구원이사장 한국경제학회장을 역임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