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봉 투자금융경제연 소장>

우리는 WTO체제의 출범과 선진국들의 금융시장 개방요구등의 외적
압력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 OECD가입을 앞두고 그에 따른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또 우리 기업의 성장에 따른 해외진출과 국제협력의 증대및 국제화.세계화를
향한 발돋움을 위해 금융의 국제화,개방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금융기관이 금융국제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별
금융기관의 국제경쟁력 제고는 물론,정부,국민및 기업등 각 경제주체들의
총체적인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지시와 통제 위주의 종래의 경제운용방식을 탈피하고 국민의
참여와 창의가 발전메카니즘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또한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축소 통합해 재정경제원을 신설하는등
대대적인 정부조직개편을 단행하였다.

금융개혁의 큰 방향은 통제를 완화하고 의사결정이 시장원리에
따라 이루어지는 금융자율화,경쟁촉진으로 국제경쟁력향상을 기하는
금융개방화및 이에 따른 금융질서의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특히 금융기관의 업무영역 조정,신규설립,업종전환및 통폐합등을
포함하는 금융산업 개편문제는 우리 경제의 발전과정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국민경제적 차원에서 효율적인 금융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의 제시하에 신중히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에 관하여 앞으로 금융산업을 크게 은행업 증권업 보험업으로
구분하고,업종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대형금융기관을
육성하는 동시에 다수의 소형 금융기관이 허용된 업무영역 범위
내에서 전문화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금융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책의 수립과 함께
시장참가자들의 선진화된 의식의 개혁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의
향상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 제도적인 개혁에 있어서 그 동안의 비합리적인 규제를 풀고
금융기업들의 창의가 빛을 발할 수 있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하겠다.

따라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융관련 행정규제완화도 금융산업의
개편이라는 큰 구도하에서 각 업종별 전문 업무영역을 존중하면서
금융수요자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각 기관별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던 구습을 버려야
하겠다.

즉 제도에 의하여 평준화되어 있는 개별 금융기관들이 각 사의 능력에
따라 대형화및 전문화를 차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야
한다.

국내외 자금흐름이 자유로워지고 금융산업에 대한 개방도 촉진되면서
금융기관들은 이용자의 수요에 의하여 차별화되어야 하며 금융기관이
변화하는 금융수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신금융상품개발,자산운용
등에 대한 규제도 대폭완화하여 금융기관이 경영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자원의 최적배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단기금융시장과 자본시장및 외환시장간의 연계성을
높여 종합적인 기업금융기능및 자금시장조성기능을 활성화시켜 각
금융기관들의 자유경쟁에 따라 기업금융 도매금융 소매금융 국제금융
전문중개기관등으로의 발전을 스스로 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에따라 금융기관들이 특화된 영역과 고객을 개발하고 전문화를
추진할 때 기업과 일반 가계는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