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있는 컨설팅, 효과있는 컨설팅"

한국아이비엠 BI(경영혁신)컨설팅 전문위원인 이승엽씨(35)는 이같이
실용적인 컨설팅철학을 금융산업분야에서 실현하려는 도전파다.

이씨는 여느박사와는 다르다.

미콜롬비아대경영학박사학위를 취득한후 3년가까이 몸담았던 한국금융
연구원을 떠나 지난1일 아이비엠에 입사했다.

연구원의 다른 동료들은 대학교수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는 편한 자리
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자 했다.

이씨가 개척하고 있는 업무는 금융컨설팅.

지금까지 은행등의 전산시스템분야로만 국한됐던 금융기관에 대한 컨설팅을
경영전반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키로 한것은 금융기관이 완전자율
경영시대에 돌입한다는 신호탄입니다. 파산될 은행은 파산되는 본격경쟁
시대에 들어선거죠. 따라서 금융컨설팅은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분야로 성장가능성이 큽니다"

자율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금융기관이 관치금융을 벗어났다는 것은 정부의 보호막을 기대할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개방 업무다양화등으로 금융기관들은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세일상품판매경쟁도 그 현상이다.

이같은 환경속에서 금융컨설팅시장의 형성은 불가피하다는게 그의 얘기다.

이씨는 금융기관은 조직문화가 정태적인만큼 리엔지니어링을 할때 정보기술
(IT)의 활용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직문화를 뒤바꾼다며 인원감축을 유도하는 방향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리엔지니어링의 기본취지는 인원감축이 아닌 업무효율화를 통한 고객
만족"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이씨가 아이비엠을 택한것도 매켄지컨설턴트가 장기전략위주의 컨설팅회사
라면 아이비엠은 정보기술을 통한 경영혁신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엔지니어링은 알맹이가 있고 실효성이 있는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이씨는 이를 위해 금융기관은 획일적인 기법원용보다는 "라이트사이징
(Right Sizing)"을 추구, 단계적인 경영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한다.

금융환경이 각각 다른만큼 시점과 규모에 따라 적합한 사이즈를 연구도입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메인컴퓨터의 기능을 줄이고 PC중심으로 운영해 성공을 거둔
광주은행의 다운사이징기법도입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의 시각은 라이트사이징에서 머물지 않는다.

그는 최근 베어링은행의 파산에 대해 한국은행관계자의 자문역을 맡았다.

국내금융기관이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위험관리능력을 갖추고 세계금융정보
의 흐름을 조정관리하는 전산시스템도 도입돼야 한다고 그는 제언했다.

이씨는 요즘 금융기관장들을 만나 상담하느라 바쁘다.

그런 이씨에게 한가지 시의적인 장점이 있다.

그의 박사논문이 "기업이 은행차입후 도산했을때 은행경영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실질효과분석"이라는 점에서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