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시장은 지난해 폭염과 아이스 넥스 카스 등 신제품의 잇단 출시로
1억7천1백17만상자(5백ml 20병들이)가 판매되며 전년보다 12% 신장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5천억원(제세포함)으로 4조4천억원으로 집계된
작년 주류시장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올해 맥주시장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둔화된 8-9%가 성장, 1억8천6백만상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각사가 모두 잇달아 공장증설에 나선데다 신제품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 봄철성수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맥주시장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동양맥주가 그동안의 부진을 떨치고
1위기업으로서 수성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조선맥주가 하이트돌풍을 계속
넘버원브랜드로서 올라서느냐의 여부다.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1.3% 감소했던 동양맥주는 작년말 내놓았던
넥스를 중심으로 올 한해동안 지난해보다 15.5%가 늘어난 1억2천만상자를
판매할 계획이다.

금액으론 1조8천억원수준.

이를 위해 동양맥주는 올초부터 넥스는 물론 기존 라거맥주까지 전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광고판촉활동을 벌이는 다브랜드전략을 강화했다.

아이스맥주도 독한 술을 좋아하는 호주가들에게는 반응이 좋았다고 판단,
제품의 리포지셔닝을 통해 니치마켓(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을 세워
놓았다.

다양한 제품으로 애주가들을 세분화, 조선맥주의 하이트맥주와 진로쿠어스
맥주의 카스맥주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다.

동양맥주는 빠르면 상반기내에 넥스에 이은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조선맥주도 올해 목표를 지난해보다 31.4%가 늘어난 7천6백만상자로
잡았으며 전체 시장점유율도 40.8%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하이트의 판매목표를 작년보다 81.5% 늘어난 6천1백99만 상자로
설정하고 하이트의 생산량을 전체 맥주생산량의 8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조선맥주는 최근 서울지역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단합대회를 갖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이트돌풍을 지속, 상반기중 시장점유율 40% 돌파를
결의하기도 했다.

작년 6월 맥주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한 진로쿠어스맥주의
올해 판매목표는 4천만 상자다.

특히 올해를 시장정착의 해로 설정, 시장점유율을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진로쿠어스맥주는 오는 5월 충북 청원공장의 생산라인 증설공사가 완료되면
월4백만상자의 카스맥주 생산이 가능해진다.

지금보다 2배이상 출고량이 늘어나는 것.

진로쿠어스맥주는 증설공사 완료에 즈음하여 거래선 및 소비자들을 대상
으로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상호비방광고로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됐던 맥주업계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올해는 어떤 양상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동양과 조선이 연초 고소취하와 함께 품질관리와 신제품개발 등
페어플레이경쟁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진로쿠어스의 청원공장과 조선맥주의 마산공장 증설 등 물량압박에 따른
치열한 판매전을 피할 수 없겠지만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결국 자사의
수익은 물론 맥주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작년같은 극한경쟁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