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를 이용한 "광통신"이 정보통신신화시대를 열고 있다.

미래사회의 신경이 될 광통신은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먼 곳까지"
보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지난 70년대초 등장한 제1세대 광통신은 전기신호를 빛신호로 바꾸는
"변환기", 정보통로인 "광섬유", 약해진 빛신호를 증폭시키는 "증폭기",
그리고 빛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수신기"로 이뤄져 있다.

1세대 광통신은 1기가비트의 신호를 1초에 단지 10km의 거리까지만 보낼
수 있었다.

이후 제2세대와 제3세대를 거치면서 광섬유 변환기 수신기의 개발로 신호
전송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제3세대 광통신은 제1세대에 비해 신호전송능력이 수백배나 빨라졌다.

1985년에 등장한 3세대 광통신은 광섬유의 순도향상과 광섬유투과성이
가장 뛰어난 1.55마이크론의 파장을 갖는 빛을 발생시키는 레이저 다이오드
칩 개발로 가능했다.

이렇게 개발된 3세대 광통신은 2세대에 비해 신호전송능력이 수십배 뛰어
올랐다.

당시 3세대 광통신개발로 더이상 기술발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3세대까지 빛신호를 구별하기 위한 방법이던 빛강도(intensity)
조절법과는 달리 빛의 주기(frequency)와 위상(phase)을 조절하는 방법이
개발돼 이전과는 전혀 다른 4세대 광통신이 시작됐다.

그러나 안정된 주기와 위상을 갖는 빛을 다룰수 있는 변환기와 수신기의
개발이 불가능해 혁신적인 4세대 광통신은 더이상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멈추고 말았다.

연구자들은 최근 연구의 방향을 바꿔 희귀광물질인 에르븀(Erbium)을 표면
에 바른 광섬유와 레이저다이오드로 이뤄진 새 증폭기를 개발, 광통신의
약점이던 빛신호 감소를 해결했다.

새 증폭기의 레이저다이오드는 적외선을 방출, 에르븀을 고에너지상태로
끌어 올린다.

고에너지상태의 에르븀은 자체 에너지를 방출해 약해진 빛신호를 증폭
시키는 것이 원리이다.

광통신연구는 이제 제5세대로 향하고 있으며 21세기초 이의 실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90년대초 일 NTT사는 새로운 증폭기를 이용, 2.5기가비트의 데이터를
2,223km 떨어진 곳에 보내는데 성공했다.

1세대에 비해 신호전송능력이 정보량에서는 2.5배, 전송거리에서는 220배
이상 향상됐다.

미AT&T사는 최근 빛의 파장이 약간씩 다른 빛신호가 섞여 있는 솔리톤
(Soliton)을 이용, 2.4기가비트의 데이터를 2만1,000km, 5기가비트의
데이터를 9,000km까지 보내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많은 양의 정보를 멀리 보낼 수 있는 제5세대 광통신이 상용화되면
컴퓨터 전화 팩시밀리 TV등이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정보기기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세계의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마음대로 이용하고 세계 어느 누구
와도 화상회의를 할 수 있게 된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