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토론이 벌어졌다.

저마다 자신의 베스트스코어를 비롯, 무궁무진한 기록들을 토해내기 시작
했다.

그중 가만히 있던 한 골퍼가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스코어의 견고성 만큼은 날 따를 사람 없을껄. 모든
사람이 칠때마다 핸디캡이 10타씩 변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10번중 아홉번이
똑같아. 일관성 있는 골프란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지"

이리하여 누군가 그의 그 "일관성있는 스코어"를 물었더니 "120타"란
대답이 돌아왔다나.

이는 "골프도 골프나름"이라는 얘기다.

90대스코어의 골프도 툭하면 100을 넘을수 있고 80대골프도 수시로 90을
넘을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건 "넘는게"아니라 "진입하는 것"이다.

90대골프는 80대진입을 눈앞에서 바라볼수 있지만 "견고한 120의 골프"는
영원히 100타돌파가 불가능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