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주된 기능은 시청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방송프로그램 시청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같은 기능은 앞으로 부가적 역할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상매체가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기능의 다양화가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는 것.

VOD(정보주문형비디오)수신기로 사용되거나 게임기용 도구로 쓰이는 등
방송수신이라는 본래 목적외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TV는 이처럼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기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TV를 통해 발생한 신산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VCR를 한단계 발전시킨 비디오CD(콤팩트디스크)도 TV를 통해 구현된다.

비디오CD에서 한 걸음 더 나간 CD-I(대화형콤팩트디스크)도 기본적으로
TV의 영상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PC(개인용컴퓨터)도 TV의 영상기술없이는 지금처럼 대중화될
수 없는 기기다.

화면을 나타내는 기술이 없었다면 그저 전자계산기 수준에서 머물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영상구현 기술을 통해 대중화됐고 이에따라 윈도우등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등장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첨단게임기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32비트형 게임기가속속 등장하면서 동화상전달의 측면에서 컴퓨터
모니터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는 TV가 맹활약을 하고 있다.

TV를 통해 나오는 생생한 화면이 게임기 시장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TV는 멀티미디어시대에도 핵심적인 산업기기로 확고히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 진가가 나타나는 것은 VOD.

전세계에 퍼져 있는 통신망을 통해 각종정보를 수시로 교환하는 VOD의
수신 단말기로 PC와 함께 사용될 전망이다.

위성사업역시 TV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위성사업중 가장 상업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방송시스템의 기본
장비로 TV가 이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TV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미래산업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들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 매체인 TV의 기술력 향상이 절대적 요건이 될 것이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