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산제품들도 예술성이 접목되어야 품위를 높일수 있습니다"

최근 내한한 이탈리아의 유명한 산업디자이너인 마르지오 자코네씨(42)는
"이제 국제시장에서 품질은 기본적인 조건이고 앞으로는 예술성이 가미돼야
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대에 왔다"고 지적한다.

세계최초로 피아노에 무늬목예술을 가미시킨 그는 "악기도 시각예술과
접목되는 제품으로 격상시켜야 소비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밝힌다.

"특히 지금까지 예술을 접목시킬수 있는 제품은 넥타이 스카프 여성의류
정도로 생각해와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섬유제품의 가격이 높았으나 피아노를
비롯 전자제품까지도 예술성을 포함시키지 않고서는 배겨날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실제 자코네씨도 당초에는 밀라노 이공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으나 다시 미술을 전공해 무늬목예술가가 됐다.

그는 항공기제작회사에서 공기중에서 물체가 저항을 가장 적게 받을수 있는
형태를 제작하는데 종사하다 제품을 예술화하는데 몰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주로 경비행기및 가구분야에서 무늬예술을 가미한 제품
을 만드는데 치중했으나 이번에 국내 피아노업체인 삼익악기와 피아노
상판에 미술작품을 설치해 상품화하자는데 합의를 봤다.

그는 이번에 삼익악기가 만드는 아르떼피아노에 자코네의 작품을 부착하되
절대 유사제품을 만들지 말라는 요구를 했다.

삼익은 그가 직접 제작한 작품만 부착키로 했다.

첫작품 500여점을 가지고 온 그는 한국의 경우 악기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예술성을 살리는데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거듭 지적한다.

한국 중소기업제품들은 품질면에서 이탈리아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나 국제
시장에서 받는 가격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제품에
예술성을 고려하라고 덧붙인다.

그가 직접 만든 작품을 부착한 아르떼피아노가 국내시장에서 급격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에서 만드는 일반제품에 예술성을
접목시키는 작업은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시도될 전망이다.

< 이치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