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철강의 "증자의 꿈"은 또다시 무산됐다.

임원배정을 요구하는 제2주주 권철현씨측의 반대로 올해도 수권자본금을
늘리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연합철강의 자본금은 현재 95억원.수권자본금에 꽉 차있다.

따라서 정관을 바꿔 수권자본금을 확대하지않는한 증자를 할 수없다.

연합철강은 9일 오전 10시 대한화재보험빌딩 20층회의실에서 95년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권자본금증액을 위한 정관변경의 건"이
안건에 포함돼있었다.

연합철강은 그러나 3호 안건인 이 조항의 심의에 들어가기 직전
안건 자체를 철회해 버렸다.

권철현씨측과의 사전조율을 시도했으나 전과 마찬가지로 권씨측이
동의하지않을 것임을 밝혀 아예 철회한다는 설명이었다.

연합철강이 수권자본금의 증액을 추진한 것은 지난86년 주총때부터.
해마다 이를위한 정관변경을 안건으로 올렸다.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증자를 통한 직접금융이 뒤받침돼야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수권자본금증액은 임원배정을 요구하는 권씨측의 반대로
번번히 브레이크가 걸렸다.

연합철강의 제1주주는 동국제강그룹.동국제강 한국철강등의 명의로
58%가량의 지분을 갖고있다.

지난85년 국제그룹이 해체되면서 인수한 지분이다.

반면 창업자인 권씨측의 지분은 38%선이다.

수권자본금증액은 참석주주 3분의2이상이 동의해야하는 특별결의사항.
따라서 권씨측이 반대하는한 수권자본금의 확대는 불가능하다.

실제로 투표까지 간 지난해 주총에서도 찬성 60.85%,반대 39.15%로
찬성이 3분의2를 넘지못해 부결됐었다.

임원배정을 요구하는 권씨측과 경영에 참여시킬 수없다는 동국제강측의
갈등으로 "수권자본금증액안 마련<>철회 또는 부결"이라는 도식의
연례행사가 10년째 되풀이 되고있는 것이다.

증자도 84년6월이후 지금까지 못하고있다.

동국제강과 권철현씨측의 갈등은 언제나 해소될 것인가.

대주주간 다툼으로 회사가 정상적인 길을 가지못할 때 그책임은
누가 져야하나.

연합철강은 현재 8천여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고대 제2냉연공장
건설을 눈앞에 두고있다.

<이희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