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환 선녀의 설명이 끝나자 가경은 조용히 일어나 다시 옷을 입기
시작했다.

보옥은 가경이 그렇게 옷을 입고 경환 선녀를 따라 방을 나가지나
않을까 적이 염려가 되었다.

급기야 안타까워진 보옥이 가경의 두 손을 마주잡아 그녀를 방바닥에
앉혔다.

가경은 미처 옷을 다 챙겨 입기도 전에 주저앉게 되었다.

경환 선녀는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미끄러지듯 방을 빠져나갔다.

방안에 둘만이 남게 되자 보옥은 다시금 쑥스러워져 가경의 두 손을
놓고 약간 뒤로 물러나 앉았다.

가경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자세로 옷을 마저 입고 옷매무시를
고쳤다.

하얀 비단 치마 저고리로 완전히 성장을 한 가경이 맨 처음 보았을
때처럼 요조숙녀로 변하고 말았다.

보옥은 저 많은 옷들을 어떻게 다 벗길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보옥이 머뭇거리고 있으니 가경이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경환 선녀님이 가르쳐준 대로 저를 안아보세요.

저를 통해 정욕과 성색의 경지를 한껏 맛보시고 앞으로는 이리 저리
방황하지 말고 공자와 맹자를 공부하는데 열심을 쏟으시며 몸과 나라
를 다스리고 만민을 보살피는 큰 인물이 되세요"

그래도 보옥이 가경을 안으려고 하지 않자, 이번에는 가경이 허리춤
에서 사향 주머니를 꺼내어 흔들었다.

삽시간에 사향내가 온 방안에 가득 퍼졌다.

보옥은 그 사향에 취하여 정신이 몽롱해진 가운데 가경의 옷을 벗겨
나가기 시작했다.

고름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단추를 어떻게 따야 할지 잘
몰라 허둥댈 때는 가경이 슬며시 도와주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가경도 보옥의 옷을 슬쩍쓸쩍 벗겨나갔다.

어느새 보옥과 가경의 입술이 합쳐져 있었다.

보옥은 경환 선녀가 가르쳐준 대로 사랑의 밀어를 속삭여 주며
가경의 아랫입술을 빨았다.

가경 역시 경환 선녀의 가르침대로 보옥의 윗입술을 빨았다.

가경의 혀가 보옥의 입으로 부드럽게 들어왔다.

보옥은 이빨로 가경의 혀끝을 살짝 깨물었다.

가경이 약하게 신음소리를 내었다.

보옥은 아예 가경의 입술도 이빨로 자근자근 씹기 시작했다.

과연 가경의 혓바닥 아래 두개의 구멍에서 옥액이 가득 흘러나와
입안을 채웠다.

보옥은 그 옥액을 혀로 핥아 자기 입으로 빨아들여 침과 함께
삼켰다.

애무 중에 흘러나오는 여자의 침은 오장육부에 좋고 신선한 피를
만들어 준다고 경환 선녀가 알려주지 않았던가.

그러는 가운데 보옥과 가경은 어느새 알몸이 되어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서로를 애무할 차례였다.

보옥은 경환 선녀의 가르침이 그때 그때 자연스레 기억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