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40분 최병렬서울시장실에서는 조촐하지만 어느 행사보다
뜻깊은 훈장전수식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고 소식을 듣고 11월14일 자진 귀국,사고원인
을 분석하고 보수방안까지 제시한 박성호 미뉴저지주 교량설계국장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 자리였다.

박국장이 지난해 11월14일 귀국해 연말까지 짧은 기간중 이뤄낸 일은
무수히 많다.

우선 한남 영동 잠실 마포등 20년 이상된 4개교량에 대해 총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외국의 교량전문가를 초빙하려던 서울시의 계획을 대신하고
자신이 직접 점검했다.

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던 당산철교에 대한 선진국의 보수및
보강방법을 제시,약 11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등 결국 시민들이 내야하는
혈세를 절약할 수 있게 했다.

이뿐아니다.

그는 2천6백여개의 교량을 관리하는 교량전문가로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교량 구조물 안전관리기술을 전수했다.

그의 공적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한강교량의 안전문제와 관련,
정책당국자는 물론 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찾아주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모든 일은 박국장의 요청대로 "무보수"로 이뤄졌다.

박국장은 "평생 공부해온 교량안전업무가 조국을 위해 쓰여진 것에
감사할뿐"이라며 "교량에 관해 자문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귀국해
보탬이 되도록하겠다"고 말했다.

<방형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