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이 올해 달러화에 대해 10% 절상돼 연말에 달러당 93엔대로
오른다면 한국의 수출은 23억달러 늘어나고 수입은 13억달러 증가,전체무역
수지는 10억달러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산업부는 7일 "엔화강세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발표하고 엔고에 따른 수입증가및 국내물가상승압력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위해 <>기계류및 부품 소재의 국산화 <>일본기업과의
제휴및 투자유치활성화 <>한국상품에 대한 인지도강화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산부분석에 따르면 일본기업들이 엔화강세의 부담을 자체흡수하기보다는
수출가격인상을 통해 가격에 전가하는 비중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한국제품의 대외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기업이 엔화절상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하는 비율은 86-88년 연평균
54.3%에 불과했으나 93년에 66.3%,94년상반기엔 82.7%로 높아졌다.

이로인해 한국제품의 대외경쟁력이 향상돼 엔화가 10% 절상되는
것을 전제로 한 수출증가액은 <>한국은행 17억3천만달러(증가율
1.9%)<>무역협회 17억6천만달러 (2.1%)<>산업은행 18억4천만달러
(2%)<>통상산업부 28억2천만달러 (2.7%)등으로 전망됐다.

통산부의 김홍경통상무역2심의관은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경쟁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출증대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엔고가 드리울 그늘이다.

당장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값이 올라(달러화기준) 대일역조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통산부는 올 연말 엔화값이 작년말보다 10% 절상되면 대일수출이
8억달러 늘어나는 반면 수입은 11억달러 증가함으로써 대일무역수지가
3억달러정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기업들이 한국에 수출하면서 한국수입업자들에게 엔화결제를
요청하는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또다른 부담이다.

한국은행의 심훈이사는 "엔화강세를 대외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수입대상국을 일본이외의 지역으로
다변화하고 대일수입원자재의 국산대체를 촉진하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통산부의 김홍경심의관은 "환율면에서의 수출경쟁력향상분이 임금이나
금리상승으로 상쇄되지 않도록 국내경제의 안정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산부가 분석한 엔고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보면 엔화가 10% 절상될
경우 자동차는 3억8천4백만달러,반도체는 5억2천7백만달러,조선은
4억2천1백만달러씩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산부는 자동차의 경우 소형이 일본제품과 경쟁관계에 있고 국산화율이
95%에 달해 엔화절상에 따른 가격경쟁력향상이 두드러지고 반도체는
D램이 일본제품과 대등한 경쟁관계에 있어 수출호조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계류는 일본산기계류보다는 대만산기계류와 경합정도가
높고 수출용기계류에 사용되는 수입부품의 대일의존도가 높아 수출증대가능
성은 크지않아 엔화가 10%절상될 경우 수출증가액은 1억3천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 전기도 일본이 해외생산을 늘리고 있어 국내업체들은 엔고의
반사적이익을 별로 누리지 못하고 엔화 10%절상에 따른 수출증가액은
2억1천7백만달러정도로 예상됐다.

철강의 경우 국내경기호황에 따른 수출공급능력확대가 한계에 부닥쳐
수출증대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섬유류 신발등은한국보다는 후발개도국이 수출을 더 늘릴수있어
엔고의 덕을 볼수없다는게 통산부분석이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