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다시 급등하고있다. 지난 6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달러당 92.45엔으로 올랐다. 이에따라 일본엔화는 올들어서만 달러에
대해 7%가 절상됐다.

93년 11.4% 94년 12.1% 절상된 것에 비추면 절상속도가 엄청난 셈이다.

일본엔화의 달러화에대한 강세는 달러에 연동된 원화에 강세를 보여
우리업체들의 무역환경을 크게 변화시키게된다.

우선 일본제품과 경쟁을하는 국내업체들에게 수출경쟁력을 키워주게된다.

일본제품의 달러표시가격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때문이다.

반면 엔화강세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기계등 자본제의 가격을 높여
대일 무역역조현상을 심화시키고 국내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긴축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달러화를 안정시키기위해
미국정부는 금리인상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엔화의 강세가 증시에 새로운 재료로 등장했다면서 업종별
종목별로 엇갈린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신증권이 7일 내놓은 엔고수혜종목은 증시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있다.

대신증권은 이 자료에서 일본 엔화의 상승은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 기계
1차금속 석유화학업종에 혜택을 줄 것이라며 수혜예상종목으로 16개종목을
선정했다.

이들 종목은 해외에서 일본기업과 경쟁하고있는 제품을 생산하는게
공통점이다.

반면에 원자재나 자본재의 대일본수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있다.

따라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보일수록 달러표시 일본제품의 가격이
높아지는 반면 이들제품의 가격은 큰 변동이 없어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진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소나타 엑셀등을 미국과 캐나다 유럽등 세계주요
자동차수요국에서 일본자동차와 경쟁하며 판매하고있으나 이번 엔고현상
으로 가격면에서 그만큼 유리한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분야에서 일본회사와 경쟁하고있는 삼성전자,선박수주를 하는데
일본과 경쟁하는 현대미포조선과 삼성중공업등도 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악기수출전문업체인 영창악기와 화학업체인 호남석유화학 한화화학등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으며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기계와 삼립산업
철강업체인 동부제강 배명금속등도 엔고혜택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종목중 일부는 엔화가치의 최고치 경신소식이 전해진 지난달말부터
상당폭 오르면서 강세를 보이고있다.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28일 2만3백원에서 지난 6일 현재 2만4천원으로
이미 18.23%나 상승했다.

배명금속 영창악기 동원산업 대한은박지등도 10%이상씩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주가상승폭 5.39%에 비하면 두배이상 오른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 호남석유화학 일신방적 금호등은 아직 주가상승이 미미한
편이다. 따라서 이들 종목들의 주가향방이 관심사라고할수있다.

엔고현상을 증시호재로 보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본에서 자본재를 사들어와야하는 우리나라의 기업여건상 대일무역
역조현상을 심화시킬것이라는 점에서이다.

특히 자본재를 많이 들여오는 중소전자회사나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는
악재라는 주장이 많다.

대신증권 황시웅이사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엔고때문이라기
보다는 덕산그룹부도이후의 통화공급으로 시중에 이자율하락조짐이
나타나기 때문이다"며 엔고를 새로운 호재로 보지 않는다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자동차 삼성전자등 일부종목의 경우 기관보유물량을
비롯한 대기매물이 워낙 많아 엔고를 재료로 주가가 추가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고현상은 아뭏튼 호악재의 양면성을 갖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서는 이를 호재로 해석하는 분위기여서 이 분위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