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제금융시장] (1) 달러폭락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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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왜 추락하나.
추락하는 달러에는 날개가 없는가.
외환시장의 관심이 이 두 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6일 미국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사흘째 사상최저치를 기록하자 일본
대장성은 즉각 성명을 발표, 달러 급락(엔화 급등)이 투기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환전문가들 사이엔 투기적 요인보다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달러화가 약세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외환전문가들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달러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이 확실한 달러부양책을 내놓지 않는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이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달러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은 달러가 수개월내에 9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투자은행 르만 브라더스의 외환거래 총책인 제레미 호지스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달러가 엔화에 대해 달러당 90엔으로 4% 가량 떨어지고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35마르크선으로 5%가량 추가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투자은행 JP모건의 국제경제연구원인 애비내쉬 페서드는 적어도
일본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말까지는 달러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신대지진후 부실채권이 확대되자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해외투자
자금을 대량 환수하면서 달러하락세가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4월부터 이 추세가 둔화되면 달러가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히 확산돼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화가 예상밖으로 폭락세를 지속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앤드류 크로켓 사무총장은 5일 APDJ통신과의 인터뷰
에서 "달러화 가치 유지를 위한 미금융당국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달러화 가치하락이 근본적으로 미금융당국의 외환정책에 대한 불신
에서 비롯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발언이다.
6일 도쿄시장에서 달러화가 폭락한 것도 달러 가치를 부양하려는 미국
연준리(FRB)와 독일 분데스방크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3일 단행된 18개국 중앙은행들의 외환시장 협조개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달러화를 대거 팔아치웠다.
미국은 93년부터 일본에 대한 통상압력의 일환으로 엔화 강세를 부추기다가
지난해에는 "더이상의 달러 하락을 원치 않는다"고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올들어 장기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자 달러 하락을 묵인하고
있다.
FRB와는 대조적으로 분데스방크는 통독이후 "마르크 강세" 외환정책을
꾸준히 견지해왔다.
이 바람에 유럽 각국은 고금리에 시달리긴 했지만 독일경제는 인플레
압력을 극복하고 통일 5년만에 회복기를 맞고 있다.
달러화 가치하락의 또다른 원인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경제가 확실한 회복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독일에서는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금리가 최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외환시장에 팽배해
있어 달러화 기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달러화 가치하락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거대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이다.
지난해말부터 멕시코 페소화가 폭락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게다가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부상한뒤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클린턴정부의
시도가 저지당하고 있다.
외환투기꾼들은 미국경제의 이같은 맹점을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멕시코 금융위기, 한신대지진, 유럽외환시장의 불안 등은 이들에게 달러를
팔아치울 기회를 제공해 주었을 따름이다.
달러화는 5일 또하나의 악재를 만났다.
유럽연합(EU) 통화위원회가 스페인 페세타화와 포루투갈 에스쿠도화를
평가절하함에 따라 당분간 마르크 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화를 짓누를
가능성이 커졌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
추락하는 달러에는 날개가 없는가.
외환시장의 관심이 이 두 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6일 미국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사흘째 사상최저치를 기록하자 일본
대장성은 즉각 성명을 발표, 달러 급락(엔화 급등)이 투기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환전문가들 사이엔 투기적 요인보다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달러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달러화가 약세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외환전문가들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달러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이 확실한 달러부양책을 내놓지 않는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이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달러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은 달러가 수개월내에 9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투자은행 르만 브라더스의 외환거래 총책인 제레미 호지스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달러가 엔화에 대해 달러당 90엔으로 4% 가량 떨어지고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35마르크선으로 5%가량 추가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투자은행 JP모건의 국제경제연구원인 애비내쉬 페서드는 적어도
일본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말까지는 달러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신대지진후 부실채권이 확대되자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해외투자
자금을 대량 환수하면서 달러하락세가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4월부터 이 추세가 둔화되면 달러가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히 확산돼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화가 예상밖으로 폭락세를 지속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앤드류 크로켓 사무총장은 5일 APDJ통신과의 인터뷰
에서 "달러화 가치 유지를 위한 미금융당국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달러화 가치하락이 근본적으로 미금융당국의 외환정책에 대한 불신
에서 비롯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발언이다.
6일 도쿄시장에서 달러화가 폭락한 것도 달러 가치를 부양하려는 미국
연준리(FRB)와 독일 분데스방크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3일 단행된 18개국 중앙은행들의 외환시장 협조개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달러화를 대거 팔아치웠다.
미국은 93년부터 일본에 대한 통상압력의 일환으로 엔화 강세를 부추기다가
지난해에는 "더이상의 달러 하락을 원치 않는다"고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올들어 장기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자 달러 하락을 묵인하고
있다.
FRB와는 대조적으로 분데스방크는 통독이후 "마르크 강세" 외환정책을
꾸준히 견지해왔다.
이 바람에 유럽 각국은 고금리에 시달리긴 했지만 독일경제는 인플레
압력을 극복하고 통일 5년만에 회복기를 맞고 있다.
달러화 가치하락의 또다른 원인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경제가 확실한 회복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독일에서는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금리가 최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외환시장에 팽배해
있어 달러화 기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달러화 가치하락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거대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이다.
지난해말부터 멕시코 페소화가 폭락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들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게다가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부상한뒤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클린턴정부의
시도가 저지당하고 있다.
외환투기꾼들은 미국경제의 이같은 맹점을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멕시코 금융위기, 한신대지진, 유럽외환시장의 불안 등은 이들에게 달러를
팔아치울 기회를 제공해 주었을 따름이다.
달러화는 5일 또하나의 악재를 만났다.
유럽연합(EU) 통화위원회가 스페인 페세타화와 포루투갈 에스쿠도화를
평가절하함에 따라 당분간 마르크 강세가 지속되면서 달러화를 짓누를
가능성이 커졌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