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이 대기업그룹 총수를 비롯한 수행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와 기업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정부의 재벌정책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과 가진 만찬에서 "선진국일수록 정부가 기업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하고 있다"고 서너차례 말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강화를 이례
적으로 강조했다.

정부가 선진국처럼 기업들의 활동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
다.

물론 이날 만찬은 수행기업인들에 대한 격려 성격이 짙으며 김대통령의 언
급도 다분히 원론적인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통령이 직접 정부와 기업간의 협력을 강조한 것 자체가 앞으로
정부가 재계와의 관계재정립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을 낳고있다.

특히 최종현전경련회장의 발언으로 선경그룹이 보복성 내부 부당거래조사
를 받는등 정부에 대한 재계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서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정부가 대재벌정책을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불러일으
키고 있다.

한이헌청와대경제수석은 그러나 이같은 분석에 대해 과대해석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수석은 "기업과 정부의 관계를 선진국형으로 하겠다는 의미이지 재벌기
업의 소유분산과 업종전문화를 강조해온 김대통령의 생각이나 정부의 기본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만찬이 당초 예정에 잡혀있지 않다가 3일 프랑스에서 대통령
의 지시로 갑자기 마련된 점이라든가 대통령이 직접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
원을 몇차례 언급한 점등은 앞으로 기업에 대한 정부정책이 상당한 변화를
수반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본=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