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방송 재미/공익성 함께 .. 박성희 <문화부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방송국PD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기업기획조정실근무 컴퓨터프로그래머 정부투자기관직원 외환딜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공인회계사와 의사는 7.8위, 5급공무원(행정고시사무관)은 11위, 판검사.
변호사는 23위, 신문.방송기자는 24.26위를 차지했다.
굳이 이같은 통계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오늘날 방송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방송된 TV드라마 "모래시계"는 연령과 직업, 계층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남학생들 사이에 장래희망이 깡패라는 말이 유행한다는 소문은 상당부분
과장됐거나 오도된 것임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충격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처럼 놀라운 방송의 영향과 파장은 앞으로도 줄어들 것같지
않다.
줄기는 커녕 걷잡을수 없이 증대될 것이 확실하다.
케이블TV시대의 개막으로 AFKN을 포함, 통틀어 6개에 불과하던 TV채널은
현재 27개로 늘어났고 홈쇼핑텔레비젼(채널39)등이 방송되는 10월께는 34개
가 될 것이다.
위성방송 7개를 더하면 현재 국내에서 볼수 있는 채널은 34개, 금년말에는
41개까지 증가한다.
6월과 12월 국내최초의 방송통신복합위성인 무궁화호가 발사되고 이에 따른
위성방송채널 12개가 추가되면 내년엔 자그마치 50개가 훨씬 넘는 TV채널이
생겨난다.
KBS와 MBC, SBS로 대표되던 방송의 독과점시대가 막을 내리고 명실상부한
방송의 무한경쟁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국내 공중파방송과 케이블TV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은 물론이요, 나아가서는
국내방송과 외국위성방송간의 경쟁 또한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그간의 공급자중심의 일방통행시대에서 소비자중심의 쌍방향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일단은 긍정적인 측면이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매체다채널시대의 승부는 누가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1일 본방송을 시작한 케이블TV의 경우 채널마다 시청자 확보를 위해
적잖은 공과 품을 들인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공중파방송의 경우 표면상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머잖아 자극을 받게될 것이 분명하다.
좀더 좋은 프로그램, 재미있되 방송의 공공성 또한 외면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려는 경쟁만 이뤄진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상업성이 전제되는 방송의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케이블TV의 경우 시청률에 따라 광고료는 물론 수신료몫도 달라지는
만큼 공공성보다 재미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음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CNN이 지난해 우리나라 북한핵문제를 보도하면서 마치 전쟁발발 일보
직전인 것처럼 과장보도한 것은 방송경쟁이 빚을수 있는 폐해의 단적인
예라 할수 있다.
미국의 많은 케이블TV프로그램이 폭력과 섹스물 일색인것 또한 시청률경쟁
의 부정적인 결과를 전한다.
실제로 케이블TV프로그램의 심의기준은 일반 공중파방송 프로그램 심의
기준과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채널별로 특성이 다르고 일방적으로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의해
보게되는 것인 만큼 공중파방송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어쩌면 방송프로그램을 심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수 있다.
사람에 따라 사물을 보는 기준이 전혀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물이라고 하더라도 내용이 권선징악적인 것이면 문제가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면 결과에 관계없이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곤란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을 방송하든 시청자가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판단할수 있다면
사실상 심의는 불필요하다고 할수 있다.
문제는 케이블TV의 경우 채널선택권은 시청자쪽에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채널이 열려진 상태로 있으며 따라서 방송의 영향에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는
아동과 청소년을 특정프로그램으로부터 보호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깡패가 멋있으면 깡패가 되고 싶은 것이 청소년이다.
역으로 어떤 난관도 헤쳐가는 강한 의지의 전형을 내놓으면 그 또한 닮고
싶을 것이다.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우리의 방송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고 모쪼록 재미와 공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게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5일자).
대기업기획조정실근무 컴퓨터프로그래머 정부투자기관직원 외환딜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공인회계사와 의사는 7.8위, 5급공무원(행정고시사무관)은 11위, 판검사.
변호사는 23위, 신문.방송기자는 24.26위를 차지했다.
굳이 이같은 통계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오늘날 방송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방송된 TV드라마 "모래시계"는 연령과 직업, 계층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남학생들 사이에 장래희망이 깡패라는 말이 유행한다는 소문은 상당부분
과장됐거나 오도된 것임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충격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처럼 놀라운 방송의 영향과 파장은 앞으로도 줄어들 것같지
않다.
줄기는 커녕 걷잡을수 없이 증대될 것이 확실하다.
케이블TV시대의 개막으로 AFKN을 포함, 통틀어 6개에 불과하던 TV채널은
현재 27개로 늘어났고 홈쇼핑텔레비젼(채널39)등이 방송되는 10월께는 34개
가 될 것이다.
위성방송 7개를 더하면 현재 국내에서 볼수 있는 채널은 34개, 금년말에는
41개까지 증가한다.
6월과 12월 국내최초의 방송통신복합위성인 무궁화호가 발사되고 이에 따른
위성방송채널 12개가 추가되면 내년엔 자그마치 50개가 훨씬 넘는 TV채널이
생겨난다.
KBS와 MBC, SBS로 대표되던 방송의 독과점시대가 막을 내리고 명실상부한
방송의 무한경쟁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국내 공중파방송과 케이블TV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은 물론이요, 나아가서는
국내방송과 외국위성방송간의 경쟁 또한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그간의 공급자중심의 일방통행시대에서 소비자중심의 쌍방향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일단은 긍정적인 측면이 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매체다채널시대의 승부는 누가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1일 본방송을 시작한 케이블TV의 경우 채널마다 시청자 확보를 위해
적잖은 공과 품을 들인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공중파방송의 경우 표면상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머잖아 자극을 받게될 것이 분명하다.
좀더 좋은 프로그램, 재미있되 방송의 공공성 또한 외면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려는 경쟁만 이뤄진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상업성이 전제되는 방송의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케이블TV의 경우 시청률에 따라 광고료는 물론 수신료몫도 달라지는
만큼 공공성보다 재미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음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CNN이 지난해 우리나라 북한핵문제를 보도하면서 마치 전쟁발발 일보
직전인 것처럼 과장보도한 것은 방송경쟁이 빚을수 있는 폐해의 단적인
예라 할수 있다.
미국의 많은 케이블TV프로그램이 폭력과 섹스물 일색인것 또한 시청률경쟁
의 부정적인 결과를 전한다.
실제로 케이블TV프로그램의 심의기준은 일반 공중파방송 프로그램 심의
기준과 달라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채널별로 특성이 다르고 일방적으로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의해
보게되는 것인 만큼 공중파방송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어쩌면 방송프로그램을 심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수 있다.
사람에 따라 사물을 보는 기준이 전혀 다를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물이라고 하더라도 내용이 권선징악적인 것이면 문제가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면 결과에 관계없이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곤란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을 방송하든 시청자가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판단할수 있다면
사실상 심의는 불필요하다고 할수 있다.
문제는 케이블TV의 경우 채널선택권은 시청자쪽에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채널이 열려진 상태로 있으며 따라서 방송의 영향에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는
아동과 청소년을 특정프로그램으로부터 보호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TV에 나오는 깡패가 멋있으면 깡패가 되고 싶은 것이 청소년이다.
역으로 어떤 난관도 헤쳐가는 강한 의지의 전형을 내놓으면 그 또한 닮고
싶을 것이다.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든 우리의 방송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고 모쪼록 재미와 공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게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