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흔하게 볼수있는 대머리의 형태인 안드로겐성탈모가 최근의 연구결과
가정불화나 학교생활 직장생활에 따른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중앙대의대 피부과학교실 한은실.노병인교수팀이 지난 90년
1월부터 93년 12월까지 이 병원 피부과에 내원한 387명의 안드로겐성
탈모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387명의 환자가운데에는 남자가 286명이고 여자도 101명이나 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탈모환자도 적지않은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적으로 알려진것보다 훨씬 빨리 30세
이전에 나타나는 경우가 387명중 66%(254명)에 달했다.

남녀별로는 남자의 69%,여자의 57%로 나타났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명칭을 딴 안드로겐성탈모는 종전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유전적인 요인은 생각만큼 강력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환자중 남자중에서는 40%,여자는 41%정도만 가족가운데 탈모환자가
있다고 응답해 전체의 절반에 미치지못했다.

연령별로는 남성은 20대가 184명(64.3%)에 달했고 여성도 20대연령층이
가장 많았다.

노교수는 이것이 대학졸업 취업 결혼 출산이 겹치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이
시작되는 인생의 변혁기와 겹쳐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가 탈모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탈모환자가운데에는 사무직과 학생의 비율이 높았다.

사무직이 전체 85명(26.2%)이고 학생의 비율도 24.2%인 78명으로
탈모환자중에는 사무직과 학생이 절반을 넘었다.

형태별로는 남자의 경우 대부분 머리앞부분의 헤어라인양측과 머리
중앙부에서 머리카락이 빠진 경우가 65%에 달했다.

여자는 양쪽 옆머리에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가 20%정도이고 앞머리
헤어라인은 그대로 있으면서 가운데머리만 빠진 경우가 약 80%에 달해
가운데머리 탈모가 많았다.

한편 노교수는 머리의 한부분이 동그랗게 빠지는 원형탈모증에 관한
연구논문을 통해 원형탈모증역시 유전적 면역학적 요인외에 정신병리학적
요인도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있다.

특히 원형탈모증의 경우 10대이하에서도 적지않게 나타났는데 이들
가운데에는 입시스트레스나 가족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노교수는 밝혔다.

따라서 정신적 요인과 관련된 부분은 원인을 찾아내 정신과적 상담을
병행하면 치료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