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을 수행,유럽을 순방중인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현지에서
6개국 통상장관들과 일련의 통상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통상현안을 논의
한다.

박장관은 특히 3일 오후(현지시간) 로시 프랑스통상장관과의 회담에서는
프랑스의 통신단말기 규격인증 취득에 6-7개월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어 국내제품의 프랑스에 대한 수출에 지장이 있다는 점을 지적, 이의
시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독일에서는 통신단말기 규격인증취득에 3개월만 소요되며 영국 등 다른
유럽연합(EU)국가에서는 그보다 더 짧은 2개월만 걸린다.

오는 6일 렉스도드트 독일 경제부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인삼제품이 의약품
으로 분류돼 통관이 까다롭고, 수입허가를 받은 업체만 수입이 허용되며,
약국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국내제품의 수출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
이다.

오는 13일에 있을 위르벵 벨지움 통상장관과의 회담에서는 공업용
다이아몬드에 대한 강제검사제도를 중점 거론키로 했다.

박장관은 같은 13일 브리탄 EU대외담당집행위원과 만나서는 한국산 반도체
에 대한 EU의 일반특혜관세(GSP) 공여 중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EU는 지난 1월부터 한국산반도체가 반덤핑규제품목이라는 이유로 사전예고
없이 GSP 공여를 중단해 오고 있다.

EU는 이에 대해 반덤핑규제품목은 GSP 공여를 하지 않도록 돼 있으나 그간
행정착오로 GSP를 주어 왔기 때문에 바로잡은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측은 그러한 입장은 이해하나 전혀 사전예고가 없었기 때문에
사전예고 전에 계약된 물량에 대해서는 GSP공여중단을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장관은 4일에는 소몰 체코 산업무역부장관 대리와, 9일에는 헤젤타인
상공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유럽국가들은 한국측에 대해 모직물 조정관세의 부과나 자동차시장
접근상의 어려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와 영국 등은 한국이 국내산업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모직물에
대해 13-17%의 조정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EU,프랑스,독일 등은 자동차시장접근과 관련, 배기관 열림방향 규제폐지,
전조등 최대광도 및 속도계 지시오차의 유럽기준을 인정해 줄 것 등을 요청
할 것으로 보인다.

그외에도 영국,프랑스,독일 등은 한국의 원산지 표시제도를 고쳐, EU를
원산지 표시국으로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도 EU에 대해 원산지표시를 하는 것을 인정
하지 않고 있으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 들어줄 수 없다는 종래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국가들은 또 광천수음료(먹는샘물)의 유통기한을 한국이 6개월로 국한
하고 있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나, 한국이 단서조항을 달아
유통기한을 더 장기화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광천수에 대해서는
기한연장이 가능토록해 놨기 때문에 더 이상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