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이틀 상승세를 보이면서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었다.

주식시장은 3일 삼도물산의 법정관리신청과 덕산그룹의 부도등 장세를
억눌렀던 악재들이 희석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호전되면서 전일의
강세를 이었다.

증안기금의 시장개입과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정부의 조기수습책에 대한
기대가 투자자들의 꽁꽁 얼었던 투자심리를 녹이는데 기여했다.

중견기업들의 잇단 부도여파로 큰 타격이 예상됐던 은행등 금융권이 담보
확보로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금융주들이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는 뚜럿한 주도주를 찾지 못한 채 오전장 한때 900
포인트 밑으로 떨어졌으나 투신등 기관투자자들이 은행주에 매수세를
집중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반전됐다.

반면 덕산그룹의 부도파문과 채권시장의 고금리추세에 따라 투자자들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을 피하는 분위기였다.

주식시장 전체로도 투신 증권 외국인등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사정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전일의 폭등장세를 재현하는데는 힘겨워 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전자 한전 포철등 그동안 폭락장세속에서도 단기상승폭이 컸던
대형우량주들은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내림세로 돌아선 반면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들은 상한가가 속출하면서 후장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후장 한 때 9포인트이상 상승했다가
전일보다 4.54포인트가 오른 907.96포인트로 마감됐다.

한경다우지수도 148.21포인트를 기록,1.79포인트 상승했다.

거래는 투자심리의 안정세를 반영,크게 늘면서 거래량이 2천6백34만주로
전날보다 3백56만주가 증가했고 거래대금도 4천3백9억원을 기록,모처럼
4천억원선을 넘어섰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4백77개였고 이중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종목도
1백68개를 기록했다. 주가가 내린 종목은 하한가 1백15개를 포함,
2백83개였다.

업종별로는 고무 철강금속 기계 운수장비를 제외한 거의 전업종이 고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덕산그룹의 파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광주은행이 은행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계속되던 하한가행진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금융제재해제에 대한 기대에 힘입은 현대계열주들이 전일에 이어
강세행진을 계속했다.

증시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장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아직 관망세를 지키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해 본격적인 매수세가
일면서 급등세로 돌아설 때까지는 시일이 다소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