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모친/고려시멘트 신뢰 화근..금융기관 왜 덕산에 물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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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줬을까". "금융기관들의 심사기능은
말짱 도루묵이란 말인가".
덕산그룹부도사태에 따른 금융기관의 피해액이 3천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렇게 많은 돈이 나가게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담보없이는 대출을 꺼리는 금융기관의 관행을 고려하면 총여신의
절반정도가 무담보라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담보이상의 가치가 있는 "배경"이 작용했던지 아니면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심사기능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현재까지 집계된 덕산그룹에 대한 은행 투금사 보험사등 금융기관의
총여신은 3천3백74억원.은행이 1천8백6억원이고 투금사와 보험사가 각각
8백31억원과 7백37억원이다.
이중 담보를 잡지않은 신용대출은 50.0%인 1천6백8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은행들의 무담보여신은 전체의 7.0%인 1백18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투금사와 보험사들은 여신 대부분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다.
이 돈은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한 고스란히 떼일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이같이 상식을 뛰어넘어 무담보대출이 많이 나가게 된
원인으로 덕산그룹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배경"을 꼽고 있다.
그 배경은 뭐니뭐니해도 상장회사인 고려시멘트와 박성섭덕산그룹회장의
모친인 정애리시씨이다.
한 투금사관계자는 "최근 덕산그룹이 무차별적으로 사업확장을 하는데
의심을 가지지 않은건 아니다.
그러나 박회장의 동생회사인 고려시멘트가 주저없이 지급보증을 서고
호남권의 큰손으로 알려진 정씨의 차남임을 강조하고 나와 믿지 않을수
없었다"고 말했다.
덕산그룹보다는 고려시멘트와 박회장의 모친인 정씨의 현금동원력을
신뢰했다는 얘기다.
실제 고려시멘트는 각종 신용평가회사에서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신용등급이 괜찮았다.
주가도 지난달 주당 4만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세를 탔었다.
요즘같이 우량대출처가 아쉬운 투금사나 보험사들로선 믿지 않을수
없을 정도의 신용상태였다고 한다.
특히 박회장의 모친인 정씨에 대한 믿음은 고려시멘트이상이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정씨는 투금사나 사채시장에선 이름 높은 "큰손"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씨의 후광은 덕산의 경영상태를 덮고도 남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덕산그룹은 자금을 끌어들이기위해 수많은 배경을 들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산그룹은 주로 호남지역출신 지점장들에게 접근,동향임을 은근히
내세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자신들이 6공정부의 돈을 관리해준다고 은밀히 암시했다고도
전해진다.
아울러 덕산그룹의 고문이 현 집권층고위인사의 측근으로 현금동원에
앞장섰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밖에 올해초 인수한 충북투자금융을 내세워 "동업자의식"에 호소를
하기도 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덕산그룹부도로 투금사나 보험사들의 심사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수 없게 됐다.
한 은행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해주고 있는 업체에게는 무조건 대출을
해주는게 투금사등 제2금융권의 관행"이라면서 "소문과 감에 의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기관의 심사관행이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은행이 대출을 해주고 있는 업체는 일단 믿고 본다는게 제2금융권이란
얘기다.
또 현상적인 경영실적이나 전망보다는 뒤에 자리잡은 배경에 더 많은
신용점수를 주고 있는 관행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지속적으로 대출을 해준게
그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덕산그룹의 부도파문은 금융기관의 심사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실감시켜준 계기가 됐다.
풍문과 배경 직감만을 기준으로한 심사가 역동적인 경제상황에선
무용지물이란 것도 확인됐다.
따라서 심사기능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한 땅에 떨어진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회복할수 없다는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
말짱 도루묵이란 말인가".
덕산그룹부도사태에 따른 금융기관의 피해액이 3천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렇게 많은 돈이 나가게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담보없이는 대출을 꺼리는 금융기관의 관행을 고려하면 총여신의
절반정도가 무담보라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담보이상의 가치가 있는 "배경"이 작용했던지 아니면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심사기능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현재까지 집계된 덕산그룹에 대한 은행 투금사 보험사등 금융기관의
총여신은 3천3백74억원.은행이 1천8백6억원이고 투금사와 보험사가 각각
8백31억원과 7백37억원이다.
이중 담보를 잡지않은 신용대출은 50.0%인 1천6백8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은행들의 무담보여신은 전체의 7.0%인 1백18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투금사와 보험사들은 여신 대부분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다.
이 돈은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한 고스란히 떼일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이같이 상식을 뛰어넘어 무담보대출이 많이 나가게 된
원인으로 덕산그룹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배경"을 꼽고 있다.
그 배경은 뭐니뭐니해도 상장회사인 고려시멘트와 박성섭덕산그룹회장의
모친인 정애리시씨이다.
한 투금사관계자는 "최근 덕산그룹이 무차별적으로 사업확장을 하는데
의심을 가지지 않은건 아니다.
그러나 박회장의 동생회사인 고려시멘트가 주저없이 지급보증을 서고
호남권의 큰손으로 알려진 정씨의 차남임을 강조하고 나와 믿지 않을수
없었다"고 말했다.
덕산그룹보다는 고려시멘트와 박회장의 모친인 정씨의 현금동원력을
신뢰했다는 얘기다.
실제 고려시멘트는 각종 신용평가회사에서 A등급을 받을 정도로
신용등급이 괜찮았다.
주가도 지난달 주당 4만원대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세를 탔었다.
요즘같이 우량대출처가 아쉬운 투금사나 보험사들로선 믿지 않을수
없을 정도의 신용상태였다고 한다.
특히 박회장의 모친인 정씨에 대한 믿음은 고려시멘트이상이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정씨는 투금사나 사채시장에선 이름 높은 "큰손"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씨의 후광은 덕산의 경영상태를 덮고도 남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덕산그룹은 자금을 끌어들이기위해 수많은 배경을 들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산그룹은 주로 호남지역출신 지점장들에게 접근,동향임을 은근히
내세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자신들이 6공정부의 돈을 관리해준다고 은밀히 암시했다고도
전해진다.
아울러 덕산그룹의 고문이 현 집권층고위인사의 측근으로 현금동원에
앞장섰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밖에 올해초 인수한 충북투자금융을 내세워 "동업자의식"에 호소를
하기도 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덕산그룹부도로 투금사나 보험사들의 심사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수 없게 됐다.
한 은행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해주고 있는 업체에게는 무조건 대출을
해주는게 투금사등 제2금융권의 관행"이라면서 "소문과 감에 의해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기관의 심사관행이 낳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은행이 대출을 해주고 있는 업체는 일단 믿고 본다는게 제2금융권이란
얘기다.
또 현상적인 경영실적이나 전망보다는 뒤에 자리잡은 배경에 더 많은
신용점수를 주고 있는 관행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지속적으로 대출을 해준게
그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덕산그룹의 부도파문은 금융기관의 심사기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실감시켜준 계기가 됐다.
풍문과 배경 직감만을 기준으로한 심사가 역동적인 경제상황에선
무용지물이란 것도 확인됐다.
따라서 심사기능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한 땅에 떨어진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회복할수 없다는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