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사장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진입을 위해 경제성장만을 추구해
왔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좋은 전통적인 문화가 무시되고 오히려 외국문화가
들어오면서 패션업계는 희생을 당해왔지요.

중소기업이나 무역업에는 정부지원이 있었지만 패션업계는 그같은
혜택도 없었습니다.

정부지원에서 소외되어온 것이 바로 우리 패션업계의 현실이지요.

문화수준향상과 함께 이제 패션도 생활화되어야 하고 생활화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식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 패션업계는 미약합니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든든한 기반이 없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외국옷을 너무 좋아하는 것도 문젭니다.

우리 디자이너들이 만든 것보다 못한 외국옷이 국내에서 몇배의 이득을
남기고 팔리고 있습니다.

국내 패션산업은 이제 해외진출을 통한 세계화와 외국옷의 국내시장잠식을
막아야 하는 이중고를 맞고있습니다.

이번에 세계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국내 디자이너들이 대통령과 함께
나가는 것은 정부의 어떤 지원보다도 큰 힘이 될 것이며 패션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것으로 기대합니다.

<> 진사장 =대통령의 프랑스 수행에 앞서 이미 파리패션가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 유섬산련부회장 =우리 패션디자인산업이 정부지원부족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어온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WTO(세계무역기구)체제를 맞아 정부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외국에 내다 팔기도전에 국내시장에서 외국옷과 경쟁해 이겨야하는
힘든 처지입니다.

국내 업계가 세계화를 겨냥해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 나아갈지가
현안과제라고 할수있습니다.

<> 이사장 =국내에도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화려하고좋아보이는 분야에만 치중해 일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금만 이름이 알려지면 다른업체에서 스카우트해 가는탓에
일하는데 지장이 많지요.

심할경우 그 디자이너가 물건을 채 만들기도 전에 채가기도 합니다.

국내 패션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쓰지않는
우리만이 만들수 있는 소재개발이 시급합니다.

우리만의 소재로 디자인을 개발해 나갈경우경쟁에서 이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인건비가 비싸니 실력대결로 맞서야지 가격갖고는 어렵습니다.

패션에는 그나라 문화가 반영되는만큼 우리 옷이 국제시장에서 활개를
펼 경우 외교적인 성과도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패션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한 각계가 한가족이 되어
밀어주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하며 외국진출 디자이너끼리 서로 돕고
협조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할것입니다.

<> 문사장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옷을 만들려면 그나라에 없는
우리나라만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서 못찾는 색상과 디자인을 개발하고 한국적 전통적인 것을 가미해야
합니다.

<> 안사장 =미국영화 쥬라기공원 하나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있지만 패션 디자인산업도 그이상 고부가가치를 올릴수 있는 분야입니다.

앞으로는 첨단하이테크산업보다 더 중요한 산업이 될 것으로 봅니다.

발전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며 이를위해서는 선진국의 패션전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해외선진정보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입수하고 이를 공유하는 제도가
확립되어야 할것입니다.

현재 패션의류수입 관세는 8%인데 비해 원단의 경우 19%로 외국감을
들여다가 제직해서는 경쟁이 되지않습니다.

<> 진사장 =패션진출에 앞서 우리문화가 먼저 알려져야 된다고 봅니다.

이는 우리패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지요.

업계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근면성을 높이는 것도 패션세계화의 과제중
하나입니다.

전에는 하루에 투피스 5벌을 만들었는데 요즘은 1벌 만들기도 힘듭니다.

업계에서는 외국기술자를 들여오는 것이 어떻느냐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요.

<> 유패션협부회장 =WTO체제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어렵다면
패션센터건립이나 판로개척등 간접지원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또 물류센터를 설립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국민체위조사도 실시되어야
하며 소재업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 안사장 =패션산업은 장소제한을 많이 받는데 공장조건을 완화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리스로 기계를 사와도 설치할 공장이 없는 실정입니다.

<> 사회 =장시간 좋은 말씀을 들려주어 고맙습니다.

패션세계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섬산련에서도 한국을 아시아의 이탈리아 프랑스로 만드는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섬유업계와 패션업계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패션에 대한 인식제고에도 힘쓸 생각입니다.

이제는 스웨터 하나도 5달러10달러짜리를 만들기보다는 디자인과 패션에
신경을 써 부가가치가 높은 50달러 1백달러짜리를 만들어야 될 때라고
봅니다.

< 정리=김형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