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이번 유럽순방은 세계화원년을 맞아 "세계화외교"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킨다는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

유럽시장에 대한 국내기업들의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미.중.일위주의
외교에서 탈피,앞으로는 세계를 상대로 정상외교를 펼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담고있다.

우리나라외교의 당면목표인 <>올해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진출
<>2002년 월드컵유치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등의 여건조성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제고시키는데도 목적이 있다.

청와대는 이같이 집권3년째를 맞아 펼치는 김대통령의 외교를 "제2단계
정상외교"라고 표현하고 있다.

유종하외교안보수석은 "제1단계 정상외교가 주로 안보협력체제강화를
위한 미.중.일.러중심의 4각외교와 아시아 태평양지역과의 협력이
중심이었다면 제2단계 정상외교는 세계화구상에 맞추어 범세계차원의
다자외교와 EU(유럽연합)및 유럽국가와의 관계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냉전체제종식이후 범세계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유엔의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유엔안보리진출및
경제.사회적 기여증대,WTO체제의 적극적 활용및 OECD가입등 일련의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에서 중심세력이 되고있는 EU국가와의 관계증진은
우리나라의 외교적 지평을 범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유수석의 지적이다.

김대통령은 또 이번기회에 한반도의 통일여건을 공고히 하고 우리나라의
통일정책에 대한 유럽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는데도 역점을 두고있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독일통일과 EU통합의 경험을 청취,우리나라의
평화통일정책에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북미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수
있도록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경수로지원사업에 대한 한국입장의
지지를 설득할 예정이다.

특히 독일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통일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우리나라의 통일준비작업추진과 관련,한독간 협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대통령은 이번에 정부의 공식적인 수행원 이외에 63명의 기업인들을
함께 동행,지난해 APEC(아태경제협력기구)총회때와 마찬가지로
"세일즈경제외교"를 펼치게 된다.

유럽국가들의 경제규모에 비해 한국기업의 저조한 진출이 이번기회를
계기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U(유럽연합)의 경제규모는 94년 현재 GDP(국내총생산)6조8천3백억달러로
일본의 4조6천1백억달러,미국의 6조7천5백70억달러보다 높고 수출입규모도
수출 1조4천6백50억달러,수입 1조3천5백60억달러로 미일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EU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0.7%로 미국및
일본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2.5%와 4.9%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순방기회에 세계최대의 시장을 갖고있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EU제국과 경제 과학 기술분야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세계화"를 촉진시키겠다는 뜻을 갖고있다.

한이헌청와대경제수석은 이번 순방의 경제적 기대성과로 <>상호 투자
확대를 통한 선진기술의 이전 <>현지진출확대로 지역보호주의경향에 대한
대처 <>선진국과의 산업.과학기술협력을 통한 경쟁력강화 <>OECD가입
요청을 통한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강화등을 들고 있다.

경제력 기술수준등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EU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우리의 기술수준향상과 경쟁력강화를 도모,무한경쟁시대에서 한국경제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한수석은 기대하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