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국내최대의 농약회사인 한농을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나 신준식사장등 일부대주주가 동부그룹의 특정금전식탁을 이용한
지분매입에 대해 적법성을 들어 크게 반발하면서 법정대응도 불사할 방
침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동부그룹은 한농본사에서 열린 제42회 정기주총에서 그동안 장기
신용은행과 서울신탁은행의 금전신탁을 통해 사들인 지분(17.8 8%)과 한
농의 양대주주중 정철호씨등 정씨일가(지분율 24.7 4%)의 지원으로 동부
그룹쪽 인물들이 주류를 이룬 새 이사진을 구성,한농의 경영권을 확보하
는데 성공했다.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타기업을 인수한 것은 동부그룹이 처음이다.

증권당국은 이와관련,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한 M&A를 막기위한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중이다.

그동안 한농은 정철호씨등 정씨일가와 김응상씨등 김씨일가가 양대주주를
형성,공동경영을 해왔다.

또 동부그룹은 오는 3월말까지 정씨쪽 지분을 모두 인수키로 합의,동부
그룹의 지분은 42.6 2%에 이르러 안정적인 경영권행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준식사장(창업주 김창윤씨의 사위)과 김응상씨등 김씨일가는
특정금전식탁을 통한 주식매입및 의결권행사의 적법성여부,주총의장선입
과정의 문제점등을 들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씨쪽은 필요하다면 한농주식공개매수등을 이용,지분확충에 나서 경
영권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그룹쪽은 한농주총이 끝난뒤 곧바로 한농 본사옆의 영동호텔
2층 새로 구성된 이사회를 열고 새사장에 정철호씨(한농부사장)을 뽑고 부
사장에는 동부화학 우종일전무를 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당초 주총의장을 맡았던 신준식사장이 동부그룹인수에
반발,임원선임건상정을 앞두고 정회를 선포했으나 동부그룹과 정씨측은 정
철호부사장을 새 의장으로 선임한뒤 동부그룹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했다.

또 임기가 만료된 신사장과 김응상이사등 김씨일가의 이사들은 모두 해임
됐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