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해 양곡자급률이 사상최저인 29%에 지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요즘 세계는 유럽의 대홍수등 잦은 기상 재앙으로 양곡생산이 줄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곡물 수출국들이 식량을 무기화하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실정을 고려할때 전체양곡의 평균지급률이 해를 거듭할수록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농업생산의 현실을 더이상 외면할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주곡인 쌀이 88%로 비교적 높은 자급률을 보인 것이라
할수 있지만 밀,옥수수 콩등 다른 품목들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비싼 돈 들여 곡식을 생산할 필요없이 공산품 수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로 사먹으면 더 좋다는 식의 비교 우위의 경제논리가 농업쇠퇴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식량은 일반적인 경제논리보다는 민족생존및 안보의 절대성을
고려해야 한다.

식량의 전략적 가치를 일찍 터득한 미국이 지속적인 대규모 농업투자와
고도의 기술개발로 세계 곡물 거래량의 60~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세계적인 곡물파동으로 투기가 성행하고 갑이 급등할 경우 우리가 받을
피해와 혼란을 사전에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양곡 지급률 만큼은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문희 < 서울 성동구 옥수동 현대아파트 106-503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