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7일 발표한 "실체 혁신"계획에서 단연 주목을 받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자체 설립하겠다는 대목이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기업 공정거래 정착"의 의지를 반영한 조치다.

최근 정부기구인 공정위가 국무총리 직속기구로 격상됐듯 LG그룹도 회장이
직접 관할하는 강력한 그룹내 공정거래 지도.감찰기관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LG는 이 위원회를 3월중 설치키로 했다.

그룹차원에서는 이문호회장실 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주요 계열사의
관련임원 20여명이 참여토록 하는 한편 각 CU에 전담요원 2백명을 확보해
"공정거래실"을 별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회는 조만간 임직원들이 업무수행시 준수해야 할 지침을 이해하기
쉽고 실무에 활용할 수 있게끔 지침서(매뉴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교육.자체진단.컨설팅.위반행위자에 대한 처벌등을 총괄토록
한다는 것.

LG는 "친.인척을 포함한 계열사간의 내부거래도 완전 경쟁화를 추진하겠다"
는 방침이다.

이같은 기업내 공정거래지도.감독 기구는 이미 GE 휼렛패커드등
선진국기업에서는 보편화된 것이지만 국내에서는 LG에 의해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LG그룹은 이에앞서 작년초 공정.정직.성실을 새 기업문화 슬로건으로
내걸며 전임직원의 행동기준인 "기업윤리규범"을 선포했었다.

또 "불공정사례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해 왔다.

LG그룹 관계자는 "정부가 공정거래 관행의 정착을 위해 각 대기업그룹들이
자율적인 공정거래 시스템을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는만큼 재계 전반에 비슷한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