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피라미드는 기초공사에만
10만여명의 노예를 동원,10년이 걸렸으며,돌을 쌓아 올리기 위해
20년이상의 세월이 걸렸을 것이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은 단순히 시설물을 건조하는 것이 아니고,인류역사와
함께 탄생하여 찬란한 문화유산을 창조하면서 성장해 왔다.

오늘날의 건설업은 그 범위가 더욱 넓다.

집을 짓고 다리를 놓으며,도로와 철도,발전소 등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 끝없이 넓은 대우주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무한하다.

그러나 우리의 건설업은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어둡고 긴 터널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채 방향감각을 잃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성수대교의 붕괴는 모든 건설인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역으로 새로운 탄생을 가져왔다.

성수대교와 같은 트러스공법으로 건설된 캐나달의 퀘백대교도 건설
도중에 두 차례나 무너져 88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그러나 이 사곤느 캐나다의 교량기술을 50년이나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며 새로이 태어난 것이다.

우리도 달라졌다.

건설업은 역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며,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필자는 주말이면 한강의 교량보수현장에 나간다.

종전과 다른 진지한 자세와 사명감으로 교량 구석구석을 누비는
현장요원들이 믿음직스러웠다.

그러나 더욱 돋보이는 것은 높아진 시민의식이었다.

시민들은 교량의 보수공사로 인한 교통통제를 아무런 불평없이 적극
협조해 주신다.

우리 건설업에 대한 무언의 채찍일지도 모른다.

머지않아 우리는 21세기를 맞이한다.

우리 건설업은 과거으리 불명예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의
탈바꿈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

이는 바로 21세기를 향한 큰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