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15일 구조개편과 함께 단행한 경영진 인사는 한마디로
"일본식 대기업그룹"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문경영인들에게 각 계열사 경영의 전권을 맡기는 "각사 회장제"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 각사 회장단은 앞으로 경영에 관한 한 그룹차원의 지침시달을 받지
않는다.

대신 상호협력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이는 전후"재벌해체"가 단행된
일본 미쓰비시 그룹이 "금요회",미쓰이그룹은 "이복회"등 사장단회의를 통해
구계열사간 단순업부조정을 하고있는 것처럼 회장단 간담회를 열어
업무조정을 하기로 했다.

느슨한 업무협력 관계만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처럼 막중해진 각사 회장단에 창업세대와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인사들이
등용된 점이 이번 인사중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이다.

창업세대인 이우복 윤영석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서형석 이경훈부회장
배순훈 박성규 장영수사장이 각사 회장단으로 발탁돼 자동차만을 전담키로
한 김우중회장과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을 하게 됐다.

대우그룹은 이들 각사 회장단들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각
계열사를 완전 독립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2,3단계를 건너 뛴 파격적인 발탁인사가 적지않았다.

배순훈전자사장 박성규통신사장 장영수건설부문사장이 각각 "2계급 특진"해
회장에 임명됐다.

이일 (주)대우 건설부문 상무는 무려 3단계를 뛰어올라 건설사장으로
발탁됐다.

이사장은 한전근무를 거쳐 76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뒤 리비아본부에
근무했고 기획관리실장 영업관리담당상무등을 거치면서 "꼼꼼한" 일처리
솜씨를 보여 김회장의 눈에 들었다는 후문이다.

대우그룹은 이상무 발탁이외에도 40대초반의 부장들을 대거 이사로 임명해
임원들의 "차세대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공계출신들이 대거 임원으로 승진한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