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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판업계, 장사 잘 되는데도 '딜레마'..가격/유통구조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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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경기가 좋은데도 동부제강 연합철강등 강판제조업체들은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주력제품인 냉연강판이 불티나듯 팔리나 현재의 내수판매가격으로는
    이익을 늘리기는 커녕 수지균형을 맞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강판의 가격구조를 보면 이를 금방 알 수있다.

    냉연강판의 출고가격은 t당 35만8천7백70원(4백56달러).국제가격이
    5백달러를 넘어 5백50달러로 치닺고있는 것과 달리 91년3월 정부고시
    가격으로 책정된 이 가격은 지금까지 단한번도 조정되지않았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억제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자재인 핫코일의 수입가격도 크게 올랐다.

    원가보전이 어려울 정도라는 주장이다.

    동부제강이나 연합철강이 들여오는 핫코일의 수입가격은 1.4분기
    도착예정물량이 t당 3백70달러안팎.냉연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핫코일의
    비중(82%정도)을 감안할때 아직은 버틸만하다.

    그러나 2.4분기 수입물량은 4백20달러선에서 오퍼가 나오있다.

    그나마도 물건을 잡기가 어렵다.

    따라서 동부제강과 연합철강은 "손익분기점이 깨지는 것도 시간문제"
    라고 밝힌다.

    물론 이들 업체는 소요원자재의 60%가량을 포철로부터 공급받아
    원자재의 해외의존도는 40%에 그치고있다.

    또 포철로부터 받는 핫코일 가격이 내수가격은 25만6천2백80원(3백
    26달러),수출용원자재가격인 로컬가격은 3백20달러로 낮은 수준에 묶여
    있어 별문제가 되지않는다.

    그러나 수입원자재를 사용하는 물량은 다르다.

    원가가 높아 현재의 내수판매가격으로는 수지균형을 맞출 수없다는
    것이다.

    냉연업체들이 내수물량의 수출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요업체들이 들으면 가뜩이나 공급이 달리는데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할지모르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어쩔수없다는게 냉연업체
    들의 설명이다.

    냉연업체들이 실제로 내수판매를 줄여 수출로 돌릴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내수판매를 축소할 경우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의 "강판파동"이다.

    원가구조의 변화를 도외시한 정부의 가격억제와 그로인한 내외가격차의
    확대가 철강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있는 셈이다.

    다시말해서 가격구조의 왜곡이 수급구조의 왜곡으로 확산되고있다는
    지적이다.

    가격구조의 왜곡현상은 비단 냉연강판에만 국한된게 아니다.

    핫코일 후판 아연도강판 석도강판 선재등 시장지배적 품목으로 지정돼
    사실상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고있는 거의 모든 철강재가 가격구조의
    왜곡에 따른 수급구조의 왜곡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문제는 또 있다.

    정부의 가격억제정책이 수요업체들에게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통구조를 왜곡시키고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요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철강업체의 제품구조
    고도화를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철강은 주문생산이 대부분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유통구조가 간단하다.

    대형수요업체는 생산업체와의 직거래,중소업체는 대리점,소형수요가는
    2차도매상을 통해서 물량을 구매하는 식이다.

    대형수요업체들의 경우 60-70%를 철강업체로부터 직거래형식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수입에 이존하는게 통례였다.

    일부 대리점에서 조달하는 물량도 있으나 소량의 긴급물량에 한하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것은 물량이 넉넉할 때의 얘기다.

    공급이 달리고 내외가격차가 현격한 요즈음 같은 상황에서 이같은
    관행이 지켜질리 만무다.

    웃돈을 주더라도 내수물량을 확보하는게 훨씬 유리한데 누가 수입에
    눈을 돌리겠는가.

    더군다나 지금은 수입도 용이하지않다.

    "사자"가 많으면 웃돈이 붙는 것은 당연지사.t당 1백97만5천원에
    출고되는 스테인레스강판의 경우 50만원이상 웃돈이 붙은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소요물량이 적어 생산업체와 직거래를 할 수없는 소형실수요업체들은
    수입가 못지않게 높은 가격으로 원자재를 구입하고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유통및 가격구조의 왜곡은 다시 생산구조의 왜곡을 부른다.

    선재가 대표적인 예다.

    포철은 피아노선재등 고부가가치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고도 남는게
    없는 일반선재를 주로 생산한다.

    포철로서는 엄청난 생산구조의 왜곡이나 수요업체인 중소 철선및
    철못제조업체들이 외국산 선재로는 채산성을 맞추지못해 어쩔 수없다고
    밝힌다.

    포철의 한관계자는 따라서 "가격을 억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이제는 우리도 가격보조정책의 일환이라 할 수있는 소재의 가격억제정책을
    바꿔 점진적으로 가격을 자유화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국경없는 경제시대가 열리고있는만큼 어차피 원자재의 내외가격차에
    기대고있는 기업들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외가격차를 점진적으로 시정해 수요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철강업체들도 제품구조를 고부가가치체제로 전환할 수있도록해야한다"는
    얘기다.

    <이희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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