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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하 전남도지사는 10일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소장 김영우)가 주최한
지역과학기술 혁신체제구축방안 세미나에서 ''기업형 지역경영체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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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행정의 기업화""시장원리의 도입""지역경영""세일즈
행정"등의 새로운 용어들이 행정의 효율화나 지역발전을 위한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행정기관이나 관련 연구자들사이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저변에는 지방행정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된다.

지방자치의 본격적인 실시와 때를 같이하여 각종 지역 개발과 복지증진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포스트
산업사회로의 진전과 함께 다양성이 풍부하고 개성있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관청시스템이나 행정관리적인 발상을 타파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즉 예산회계 조직관리 인사행정등 전반에 걸친 개혁을 필요로 하게
된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시장기구를 통하여 "이윤=코스트 절감"이라고 하는 효율화에
진력해온 기업시스템의 적용이 거론된다고 생각된다.

기업원리의 도입이 구현되는 또하나의 이유는 지역간의 경쟁이라고
본다.

이제 각 자치단체는 좋든 싫든 지역간 경쟁시대로 돌입했다고 할
것이다.

지방이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방과도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로부터도 치열한 도전을 받게될 것이고
또한 우리도 도전하여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패배하는 것은 곧 우리의 생존권의 우협으로 연결될수
밖에 없므로 모든 자치단체는 선진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는
당당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과제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시장이라고 하는 생존경쟁의 정글에서 단련된 기업의
노하우를 지방행정에 도입함으로써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경영을 행정에 적용할 경우 지역경영은 내부관리의 측면과 외부적인
정책형성및 이익 집행 두가지로 구체화된다고 할수 있다.

조직체내부에 보유한 각종 자원(인적자원 물적자원 금전적자원)에
대한 효율적인 매니지먼트를 "내부관리"라 하고,행정체를 둘러싼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나아가서는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외부관리"라고 할수있다.

복잡한 지역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부관리 면에서 민간기업적인
경영의 개념을 도입하여 이를 실행할 필요가 있으나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행정서비스의 사회적 기여도라고
하는 외부관리에도 충분히 배려를 해야 한다.

다양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주민들의 욕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행정편의주의적,또는 행정우월적인 사고로는 불가능하다.

행정서비스도 하나의 상품으로 보고 이를 소비하는 고객인 주민들의
수요와 필요가 어떠한 상황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에 효과적으로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체의 마켓팅기법등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행정조직과 외부환경을 상호 환류시키는데도 겨영은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저렴하면서도 질좋은 행정서비스의 제공을
그 내용으로 하는 기업경쟁원리의 행정에의 도입 또는 지역경영의
실행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여기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m내부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2지역산업의 성공적 발전대책
추진의 두 분야로 나누어 살펴 본다.

먼저 인적자원,물적.금전적 자원등 각종 행정조직 내부 자원의 보다
효율적 관리 운용에 대하여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산관리에 있어서는 지역정책산업에 대한 집중투자,행정이
수행하여야 할 사무,사업의 정리정돈을 통한 비능률적 지출의 억제,행정기관
이 직접 수행하고 있는 일부 행정 서비스 제공의 민간위탁,지방공사
제3섹터화등 간접 수행방법으로의 전환을 통한 소요비용의 최소화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세계현금 기금등 각종 관리을 관리함에 있어서 소극적인 "관리"차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당좌차월제도의 활용등을 통한 "운용"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셋째 체육 문화등 각종 시설물의 관리에 있어서도 민간자본의 도입
경영기법의 활용등 민간활력을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넷째 자치행정을 수행하는 조직과 기구 그리고 인력의 정비를 통하여
지방의 적극적이고 독자적인 사업수행이 가능할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직원에 대한 교육훈련의 강화로 자치단체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능력개발제도의 확립"을 모든 인사제도에
있어서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함과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인재 육성을
위한 각종 연수.연구노력 등을 인사제도의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공무원 개개인이 실행 또는 참여한 각종 자기개발 직장연수 교육원연수
등을 통하여 개발된 능력이 정당하게 평가되고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수
있는 부서로 인사배치 되도록 인사와 연수가 유기적인 연계를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또는 자기연찬에 따른 능력의 발전정도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정을 함과 동시에 이를 인사자료로 관리토록
하며 근무평정에도 반영하도록 한다.

지역경영의 또 다른 측면은 자치단체가 지역산업의 진흥.육성에 있어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선도적 총괄적,그리고 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전남과 같이 산업구조가 취약한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장의 기업가
정신 발휘가 절실하다고 본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업화를 위한 공장유치를 위하여 국내외 기업체와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여야 하는데 전남도에서는 이를 위하여 삼호 율촌
대불등 3대 공단의 조성을 착실히 진행함으로써 수도권 과밀에 의한
이전 효과를 이 지역으로 끌어들일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민.관 합동에 의한 "대기업유치단"을 금년 5월중에 구성 운영함과
아울러 도 간부공무원과 국내 30대 그룹 기조실장 간에 "대기업
상담"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와함께 전경련,일본의 경단련 관계자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여
우리 지역으로의 투자가 보다 많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며 민자유치
10대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민간자본에 의한 사회간접자본확충 등에도
노력하고자 한다.

둘째 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해외 관광업 유치이다.

우선 전남의 관광자원을 알리는 상업광고(CF)를 제작하여 전국 TV
네트워크를 통하여 방영할 계획이고 우리 고장의 선현이며 대한민국이
일본에 대하여 자존심을 한껏 세울수 있는 인물인 왕인 박사 강항선생들의
유적을 중심으로한 전남의 관광자원을 일본현지에 가서 설명함과
동시에 한.일고교간의 자매결연을 통한 수학여행단 유치에도 노력하여
우리 민족의 우수성도 널리 전파하고 외화도 벌어들일 계획이다.

또한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한.중.일 3개국을 잇는 관광항로를
개설하여 우리 지역의 관광 상품을 최대한 판매하도록 하겠다.

이 외에도 "한국판 모세의 기적"라 일컫는 "진도 물가름"과 때를
같이 하는 "영등제""남도향토음식대축제"등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연중 개최함으로써 우리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놀거리와 볼거리
먹거리를 함께 제공하고자 한다.

셋째 농어업의 진흥이다.

먼저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경지정리 농업용수원 개발등
생산기반시설을 확충함과 동시에 대학교수와 농민간의 실용농수산기술
공동연구와 유리온실을 통한 첨단 농업기술 보급으로 기술농업을
육성하면서 한편으로는 농산물포장센터 건설,공판장등 유통시설을
설치하여 유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어민 대상제"를 실시하고 농민단체자립기금을 조성함으로써
실의에 빠진 농어민의 자립의욕을 고치하고자 한다.

또한 "농업경영자대학"을 운영하고 100명을 대상으로 해외기술연수도
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면서 행정에서는
국내 뿐만아니라 일본등 해외 시장의 개척에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지역경영자로서 하여야 할 일이라고 생각,지난 구정 연휴기간 동안
일본의 세이유 이토요카 이치이사등 일본의 유통업체들과 상담하여
이들이 전남의 농산물을 다량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낸바 있다.

이것은 하나의 파일러트사업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앞으로도 이와같은
"세일즈"에 모든 자치단체가 발벗고 나섬으로써 우리 농어업도 비로소
경쟁력이 배양된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 지역은 농업도 중요하지만 전국에서 해안선이 가장
길고 섬을 가장 많이 보유한 천혜의 수산 도이기 때문에 수산업의
발전도 지역의 활성화에 큰 몫을 차지한다.

때문에 "수산진흥 5개년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잘사는 어촌건설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우량종묘생산 보급을 위한 종묘배양장을 설치하고 인공어초를
확대 투하함으로써 기르는 어업의 터전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오염 해역 어장 정화를 실시하고 정화선을 건조 운영하여
깨끗한 바다환경을 조성하면서 흑산면 대둔 다물도를 21세기 선진
어촌의 모델로 조성하여 어촌개발에 비젼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지방행정에서 "경영"이 갖는 의미는 행정도
하나의 서비스 산업이라는 입장에서 고객만족의 목표를 구현하기 위하여
경영의식과 기법을 활용,행정 전반의 쇄신과 능률향상을 도모해 가려는
노력으로 이해할수 있다.

이는 예산관리 자금관리 시설물관리 조직기구관리및 인력관리등
내부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이를 통한 행정 코스트의 절감으로 실행되기도
하고,실현 가능하고 주민과 함께 하는 중장기 지역발전게획의 수립,분야별
성장전략에 있어서의 경제원리의 충실,지역산업진흥을 위한 세일즈맨십의
발휘,지역사회와 지역기업과의 협력을 도모하는 중계자로서의 기능
수행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느 것이든 지역을 하나의 경영주체의 활동 범위로 보아 기업가로서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 지방자치의 본격적인 실시와 더불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란 것이 한편으로는 정치적인 민주주의의 실현을
목표로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 주민의 선택과 책임 아래 지역의
장래를 개척하여 나가는 것을 그 본래적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지역의 문제를 획일적이고 통일된 기준에 의한 중앙정부에
맡기거나 의지할수 없게 된 것이다.

모든 지역이 나름대로의 특성과 개성을 살린 독자적인 개발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자치단체간,국가간의 경쟁이라고 하는 시장으로 출전토록
하는 게임 룰이 지방자치제인 것이며,자치단체의 장은 이 치열한
전쟁의 선봉장이며 지휘탑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므로 자치단체의 장이 우선 경영마인드와 경영기법을 체득하여
관료집단을 지휘.통제하여 나갈때 그 자치단체는 생존경쟁의 전투에서
승리의 기쁨을 맛볼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