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유통수익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발행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회사채
물량이 올들어 급증,채권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순조롭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의 당좌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다 국제금리도 상승
세를 타고 있어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경기위축이 우려되고있다.

10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 새로 공급된
회사채는 1조2천8백55억원 어치로 이 가운데 4.9%에 달하는 6백35억원 어
치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해 주간사나 발행 기업에 리턴됐다.

또 이달 들어 리턴물량이 크게 늘어 9일까지 발행된 4천4백억원 어치의
회사채가운데 19.3%인 8백50억원 어치가 채권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것으
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회사채 리턴물량 1천4백85억원 어치 가운데 36%에 달하는 5백
35억원어치가 발행 기업이 떠안은 것으로 집계돼 기업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월평균 1조6천억원 어치의 회사채가 시장에 공급돼 이중
일부만 주간사에 리턴됐을 뿐 발행 기업으로 되돌아간 회사채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 회사채수익률의 급등에 따라 채권발행시장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수익률은 연 15.25%로 지난 92년10월 이후
가장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의 침체와 함께 올들어 은행의 당좌대출 금리 상승과 국제금리
오름세도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 은행의 당좌금리는 올해초까지 연 12~13.5%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말 당좌금리 실세화 이후 급등세를 보여 한때 연 22%를 육박하다가 9일에는
연 16.5~18.5%(대기업 기준)로 4.5%포인트 이상 올랐다.

또 대표적인 국제금리인 미국 연방 중앙은행의 대출금리의 경우 지난해말
연 5.5%에서 현재 연 6%로 0.5%포인트 올랐으며 미국 은행의 우대금리(프라
임레이트)도 연 8.5%에서 연 9%로 올라 국내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국내외 금리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자 시설투자 등을 뒤로 미루고 있어 최근 지속되고 있는 경기
확장세가 다소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