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록 <삼성경제연 수석연구원>

[[ 교육의 세계화 (상) ]]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오늘날 왜 교육은 "수년지소계"로 전락하여 개혁과 세계화의 중점추진대상이
되고 있는가.

도덕과 예의 염치와 질서의식을 배양하지 못하는 교육풍토,무의미한
외국어 교육,지나친 경쟁위주의 입시제도,인력육성의 무계획성,공부안하는
대학,이모든 것의 합작품이 바로 우리교육을 개혁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교육의 세계화에 중요한 것은 도덕 예의 질서의식을 가진 "인간다운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다.

몰지각한 인간군상의 사회는 경제적 풍요를 누린다해도 "삶의 질"을
높이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도덕성 상실은 경제력을 중시한 고도성장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지금의 경제력은 졸부의 그것과 틀릴게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하면 된다"정신이 간과한 "해도 안되는 것"
이 있다는 점을 무시한 기성세대의 이기심과 무리한 경쟁심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이다.

이런 환경에서 교육받은 사람에게 도덕성은 커녕 최소한의 질서의식조차
바랄 수 없다.

이런 사고로 협조와 조화 신뢰가 요구되는 세계화는 요원하며 풍요롭되
건전한 사회건설은 더욱 불가능하다.

세계화에 있어서 교육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것도 "버르장머리 없는 고얀
것"들이 양산되는 한 우리사회는 건전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화에 있어서 또 중요한 것은 학교교육에 있어서 외국어교육이다.

십수년간 영어공부하고도 외국인 앞에선 벙어리신세다.

잘 알려진 "xx영어"에서 배운 어려운 문법은 실생활에선 그리 필요하지
않다.

엉터리 발음,어려운 문법위주 어학교육이 우리의 고급인력을 외국어에
대한 언어장애자로 만들었다.

이런 어학교육환경에서 부르짖는 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하는 세계화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인력양성에 있어서 계획성이 없는 것도 세계화의 걸림돌이다.

불필요한 고학력인력은 많으나 정작 기업에서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

산업구조는 급변하고 있는데도 인력은 시의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교육과 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도 다르다.

학교가 "상아탑"의 세계에서 고고하게 머물고 있기 때문도 아니다.

대학졸업자의 상당수는 실업자이고 많은 취업자조차 대학교육이
필요없는 직종에 종사한다.

대졸여성인력의 대부분은 결혼을 위해 대학교육을 받은데 불과하다.

30년전 경제학 박사는 잘하면 장관을 할수 있었으나 지금은 호구지책의
해결이 힘들다.

자신의 수요공급곡선조차 잘못 그리게 한 경제학의 문제가 아니다.

계획성없는 인력수급의 자연스런 결과이다.

높은 교육열의 효율을 반감시킨 인력양성의 무계획성이 국가전체로
엄청난 낭비를 가져다 준 것이다.

세계화에 있어서 계획적인 인력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