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들의 국산물건리스 의무비율제도가 유명무실하다.

8일 종금업계에 따르면 종금사는 국산기계산업을 장려한다는 정부 지침상
리스사와 똑같이 전체 리스실행액중 40%를 국산기계등 국산물건에 빌려주도
록 돼 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6개 주요 종금사들의 지난 93년 회계년도(93년4월~94년3월)리스실적은 1조
1천8백75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이중 종금사들이 국산물건에 자금을 빌려준
비율은 20%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는 종금사가 국산리스를 하기위해선 국내에서 원화 종금채를 발행해야하
나 종금채가 리스채와 달리 특수금융채가 아닌 일반 회사채로 분류돼 있어
발행이 힘들기 때문이다.

현행 종금법및 증권거래법상 종금채를 발행하려면 유가증권신고서를 증권
관리위원회를 거쳐 재정경제원에 내야 하고 발행기간도 5일이상 걸려 금리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특수금융채로 돼있는 리스채와는 달리 발행액의 0.1%를 부대비용
으로 거래 기업들이 이를 기피하는 실정이다.

종금사들은 이에따라 리스자금 조달방법으로 외화차입을 선호하게 돼 국산
리스 의무비율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종금사들의 자금차입금은 모두 6조9천4백77억원으로 이중 외
화차입이 5조6천2백6억원(81%)을 차지했다.

종금업계는 "현행 법테두리에서 국산리스 의무비율을 지킨다는건 현실적
으로 무리가 있다"며 "종금채를 금융채로 분류하든지 아니면 산업은행등
정책금융의 종금업계 지원액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