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아들에게 사업자금으로 다 주었는데 그후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지금이라도 내 일을 갖고 싶어요"(여.63)

"7남매나 두었지만 누구와도 마음이 맞지 않아요. 독립하려고 재혼을
시도해 보았지만 잘되지 않았구요. 좋은 벗이라도 만나고 싶군요"(남.67)

"몸이 아프고 근심이 있어 자식들에게 상의하려해도 내말을 들어주지
않아요. 손자들도 나를 무시하구요. 한집에 있어도 따로 사는것 같아요"
(남.69)

사회의 흐름에 뒤쳐지고 가족의 사랑으로부터도 멀어져가는 노인들이
자신의 심경과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는 상담전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노인의 전화"(서울서대문구홍제동), 사회복지법인 은초록(서울관악구
남현동)의 "은빛전화", 청암노인복지재단(서울종로구구기동)의 "치매상담
전화"가 대표적인 노인대상 상담전화.

94년 2월 문을 연 "치매상담전화"는 이 병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지난 겨울부터 문의전화가 두배로 늘어났다고.

사회복지사들이 상담해주며 간호기법 노인전문병원 간병인 실버용품전문점
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노인삼고"라 불리는 외로움 노쇠 빈곤중 노인들이 가장 크게 생각하는
문제는 돈.

작년6월 1백일을 맞은 "한국노인의 전화" 상담사례집을 보면, 총 1천4백
55통의 전화중 취업이 6백63건으로 46%, 양로원등 시설문의가 1백68건으로
12%, 건강이 1백50건으로 10%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 이성교제 5%, 가족관계 4%등의 순.

"요즘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입니다. 저희가 받는 전화의
70%가 직업을 원하는 노인분들에게서 걸려오죠"(윤현희.27.숙대가정관리학과
대학원졸)

"문제는 노인분들에게도 있습니다. 배울만큼 배웠다는 옛사범학교 동창들도
며느리와의 불화로 자식집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려는 이해심이 부족해서지요. 언론매체를 통해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노력도 시급해요"(조정숙.70.전직국교교사)

작년3월3일 개설된 사단법인 "한국노인의 전화"(서울서대문구홍제동)
상담원 두사람이 전하는 실정이다.

이곳에서는 일자리를 원하는 노인의 전화가 오면 성별 나이 원하는 일의
강도 등을 기록했다가 매주 목요일 개별면담을 통해 적당한 일자리를
알선한다.

요즘은 상대적으로 "젊은" 50대후반에서 60대초반의 할머니들이 쉽게
취직된다.

맞벌이부부의 확산에 따라 탁아를 남에게 맡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때문.

각 상담소에서는 20-40명이 자원봉사 또는 유급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다.

심리학 사회학등을 공부한 뜻있는 사람들이거나 남을 도우면서 노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상담이란 의욕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므로 실제로 상담원이 되려면
상담의 구체적인 기법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서강대
평생교육원 강사.최범식.42).

한편 "한국노인의 전화"에서는 3월6-24일 자원봉사자를 위한 교육을 실시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