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첨단 과학기술분야인 이동통신시스템 개발현장에서 잇따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이동통신기술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시스템의
공동개발을 추진해온 국내 업체들이 최근 상용화시험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전자가 지난달말 새로운 시스템을 교환국과 기지국에 설치,상용화시험
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발표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LG정보통신이
이통기술개발사업단이 실시한 1차 상용화시험을 무난히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도 이미 상용화시험에 착수,각종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CDMA시스템의 실용화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확인시켜주는 쾌거가
아닐수 없다.

CDMA 방식은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보다 가입자 수용능력이 18배나
크고 통화품질이 뛰어난 차세대기술로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들도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시제품단계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한국은 지난 91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총3,000억원을 들여 전자통신연구소와
민간업계가 공동개발을 추진중인데 지난해 이미 예비성능시험을
마친바 있다.

물론 이번에 LG정보통신이 통과한 시험은 800여개 항목중 우선
실시한 108개 항목에 불과해 상용시스템의 개발이 완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108개 항목이 핵심기술이고 나머지 항목에 대한 시험도 오는
3월말까지는 끝나게 돼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는 디지털방식의 이동전화서비
스를 받을수 있게 될 전망이다.

CDMA기술의 상용화는 지금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주파수몸살과 통화품질저하를 일거에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이 첨단기술은 미래의 보편적 통신수단으로 예상되는
개인휴대통신(PCS)을 구현하는데 최적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CDMA시스템을 세계최초로 상용화할 경우 이동전화뿐
아니라 PCS시대를 선도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256메가D램 반도체개발에
비견할만한 성과로 평가될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걱정스런 것은 국내 업체들간의 이전투구식 과당경쟁이다.

눈앞에 다가온 국내 제2 이통사업자의 CDMA 공급업체선정을 앞두고
개발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과잉홍보와 상대방 헐뜯기는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업체들이 싸워야 할 곳은 좁은 국내시장이 아니라
넓은 해외시장이다.

힘을 합쳐 끝마무리를 잘해 세계 디지털이통장비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공동개발"의 본뜻임을 명심해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