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가 끝났으나 자금시장의 고금리는 요지부동이다.

2월들어 첫 거래일인 2일 하루짜리 콜금리는 법정최고한도인 연25%를
나타내 연 6일째 25%를 기록했다.

콜금리등 실세금리와 연동되어있는 당좌대출금리도 이날 조흥은행이
21.75%(대기업기준)로 고시하는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20%이상으로
적용했다.

이같은 "고금리현상"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자금시장의 분위기는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제2금융권의 악화된 자금사정이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적어도 오는 7일 은행지준마감때까지는 고금리행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하나는 설자금중 상당수가 이번주중 금융기관으로 다시 환류되는
데다 통화당국에서 "인위적인 통화환수는 없다"고 여러차례 밝힌 만큼
금융기관으로의 현금유입이 시작되는 3일을 고비로 금리도 고개를
숙일 것이란 견해다.

자금시장에선 후자쪽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고금리가 곧 한풀 꺽일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월말 풀려나갔던 약 3조원의 설자금은 월초 적어도 2조원이상은
금융기관으로 다시 들어올 예상된다.

이는 지준마감을 앞둔 은행들의 자금사정에 다소 여유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지준적수부족규모는 약 4조5천억원(1일현재)에 이르나
환류자금을 감안하면 부족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에서 "설이후 통화환수는 없다"고 누누히
밝힌 만큼 지준마감때 은행들에 벌칙성자금인 유동성조절자금(B2)을
다시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기대"도 자금시장의 경색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B2자금 부과가 통상 통화관리강화를 의미해 이번에 B2를 부과할
경우 자칫 통화당국의 "본의와는 다른 사인"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B2부과 대신 사전에 환매채(RP)지원형식으로 자금을 풀 가능성이
크다.

콜금리등 실세금리 급등으로 기업들이 이용하는 당좌대출금리가
20%를 웃도는등 기업들의 자금부담이 갑자기 커진 것도 정책당국이
금리수준을 낮출수 밖에 없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재경원관계자는 이와관련 "앞으로 경기가 과열된다해도 통화를
경기조절수단으로 선택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위해 재정집행을 연기하거나 수출입
물동량을 조절하는등 간접적인 방법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갑자기
돈줄을 조여 급격한 금리상승을 부추키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월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는 주식시장도 자금시장의 안정요인으로
꼽힌다.

증시관계자들은 "주식시장의 회복은 2월중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많지않아 시중자금에 여유가 있을 것이란 전망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또한 시중유동성을 좋게 만들어 거꾸로 기관투자가들의 경색된
자금사정을 풀어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도 금리가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금시장의 심리적 안정이 중요한 만큼 환매채(RP)조작등을 통해
통화를 신축적으로 공급할 예정인데다 자금시장의 상황이 월말보다는
크게 개선되어 월초 고금리는 쉽게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낙관론"은 그러나 모두 1월중 총통화(M2)증가율이 통화당국이
당초 목표대로 "19%대"를 유지했을 때를 전제로 한다.

1월중 총통화증가율이 20%를 웃돌면 가뜩이나 경기과열이 우려되는
마당에 통화당국에서 더이상 자금을 풀 명분이 없는 탓이다.

이 경우 자칫 2월중에도 통화관리기조가 "긴축"쪽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등 통화당국이 1월중 총통화증가율을 낮추려고 그토록 노력한
것도 이때문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