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음료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는 가운데 앞으로 과연 몇개 브랜드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숙취해소음료제품을 바라보는 업계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이같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규 참여업체가 계속 잇따르고 있어서다.

숙취해소음료를 내놓고 있는 업체는 10여개.

지난92년말 제일제당이 "컨디션"을 처음 내놓은지 불과 2년여만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미원 조선무약 보해양조 백화 럭키 종근당 일양약품 천호 일원식품
개풍인삼양행등이 지난해 뛰어들었고 영진건강식품이 이달들어 새로
참여했다.

여기에다 동신제약 광동제약 진로제약등 제약업종과 식품업종을 중심으로
한 10여개 업체들이 참여채비를 갖추고 있다.

숙취해소음료시장 참여업체는 올해말까지 모두 20여개사를 넘어설 전망
이다.

숙취해소음료시장에의 참여러시는 다른 음료에 비해 마진폭이 큰 것으로
알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이시장의 규모는 8백억원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5백억원)보다 60%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시장은 상위권 3~4개업체가 70%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나머지 30%도
안되는 몫을 놓고 15개안팎의 업체들이 "도토리키재기"식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업체들의 생존경쟁은 우선 올해 광고비계획에서 드러난다.

제일제당 미원 조선무약 럭키등 9개사의 올해 광고비지출계획은 모두
3백25억원.

1개사당 평균 36억원이다.

매출목표액대비 광고비의 비율은 24.4%.이중 선두업체로서 광범위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제일제당을 제외하면 나머지회사의 비율이 31.7%로
높아진다.

이들 9개사의 올해 매출목표액을 합하면 1천3백30억원.

올해 예상시장규모보다 66%나 많다.

이미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군소업체들과 신규참여업체를 포함할 경우
업계의 총매출목표액은 더욱 커진다.

목표액을 채워넣기가 결코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서로의 시장을 빼앗아야만 목표달성이 가능하다.

숙취해소음료업계의 경쟁양상은 선두업체인 제일제당의 수성과 후발업체의
시장빼앗기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숙취해소음료시장의 약70%(3백50억원)를 차지했던 제일제당의
수성전략은 컨디션의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광고를 내는 한편
제품의 품질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

"소비자가 컨디션을 잊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건강식품연구소와
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겠다"
(제일제당 이창호제약사업본부마케팅팀장)

제일제당은 약국위주로 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10시이후의 판매확대를 위해
편의점판매도 늘릴 계획이다.

판매비율은 약국 80%, 편의점 20%로 계획하고 있다.

제일제당에 맞서는 업체들은 제품차별화와 대대적인 광고선전에 주력한다는
계획.

미원은 "아스파"가 알콜대사음료라는 점을, 럭키는 "비전"이 몸에 부담이
없는 생약성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무약은 생체기능을 강화하는 "바이오짐"을, (주)백화는 무방부제라는
점을, 영진건강식품은 일본식품화공으로부터 기술도입한 콘올리고펩타이드
성분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미원 럭키 백화 종근당 영진건강식품등은 올해 제일제당보다 많은 광고
예산을 편성해 놓고 있다.

"엄청난 광고판촉활동으로 대부분 소비자들이 한번씩은 사먹겠지만 기능성
음료인 숙취해소음료의 효과가 좋은 2~3개 제품만이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영진건강식품 남상문대표)

결국 품질이 시장의 승패를 가름할 것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