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구단과 이창호칠단. 한국바둑의 쌍두마차로 각종 기전에서
타이틀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기사가 사제지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프로바둑은 독학으로 정진할수도 있지만,이처럼 스승을 받들어 기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 현대바둑의 사제계보는 어떤가.

한국기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현대바둑은 조남철구단으로부터
사제관계가 시작된다.

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 조구단은 일본유학에서 돌아와 국내 최초로
제자들을 육성했는데 윤기현구단 고재희칠단 김수영육단등 5명의
직계제자를 두었다.

비록 일본과 같이 제자를 문하생으로 두어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내제자
제도"는 아니더라도 조구단이 본격 사제관계의 효시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홍종현칠단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내제자를 육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84년 김영환삼단을 내제자로 두어 가르친뒤 86년에는 바둑도장인
"신독헌"을 열어 내제자제도를 정착시켰다.

전주출신의 전영선육단은 이창호가 조훈현구단밑으로 가기전인 83년
까지 그를 가르쳤다.

전육단은 이창호를 발굴한 외에도 이성재삼단 이지현초단을 키웠다.

권갑룡오단도 바둑도장을 개설,본격적으로 문하생들을 육성하고 있다.

스승과 제자로서 한국 현대바둑의 계보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은
그러나 사제지간임에도 기풍만큼은 서로 다른 것이 특징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