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710) 제3부 정한론 : 대내전 (45)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이고가 마치 이성을 잃은 것처럼 마구 반말로 퍼부어대자, 기리노와
무라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지금까지 그처럼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난슈 도노"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두 사람은 바닥에 두 손을 짚고 깊이 머리를
숙였다.
"죄송이고 뭐고 없다구. 내 얼굴에 똥칠을 해도 분수가 있지 그게 뭐야,
도대체. 부하들을 희생시킨 대가로 자기 목숨을 건지다니, 내가 그런 인간
인줄 알았나? 내 목숨을 버리는 대신 부하들이 살 수 있다면 그 길은 내가
쾌히 택하겠지만 말이야"
"난슈 도노,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뭐야?"
"난슈 도노는 국가에 공로가 지대한 분이고, 또 앞으로도 이 나라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분이시니까, 그렇게라도 해서 구명하고 싶었을뿐
입니다.
이번 반란도 실은 저희들의 소행이지, 난슈 도노에게 직접적인 책임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죄송한 마음에 그렇게라도 해보려고 했던 것 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기리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난슈 도노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뜻은 전혀 없었으니 저희들의 마음을 헤아리시어 노여움을 풀어
주십시오" 무라다도 곧 울음을 쏟을 듯 목메인 소리로 말했다.
"음-" 두 부하의 간절한 말에 분노가 차츰 가시고, 사이고는 콧 등이
시큰해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참으로 착잡하면서도 가슴이 뜨끈해지고, 묘하게 슬프기도 하였다.
"아-" 사이고의 남달리 큰 두 눈에도 핑 눈물이 어렸다.
그것을 감추려는듯 얼른 고개를 뒤로 젖혀 토굴의 천장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아 버렸다.
토굴 밖으로는 가을바람이 마치 패군의 장(장)과 그 심복 부하의 처참
하면서도 눈물겨운 심정을 알기라도 하는 듯 유난히 쓸쓸하고 허전하게
불어가고 있었다.
이튿날 새벽, 요란한 포성이 가고시마의 하늘을 뒤흔들었다.
항구에 정박해 있던 수척의 정부군 군함에서 시로야마를 향해 일제히
함포사격을 개시한 것이었다.
총공격의 신호였다.
곧 요란한 총성과 함성이 울리며 산을 포위하고 있던 육군부대도 공격을
시작하였다.
사이고의 마지막 3백여명의 부하들 가운데 절반 가량만이 총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결사적으로 응사를 하며 저항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
무라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지금까지 그처럼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난슈 도노"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두 사람은 바닥에 두 손을 짚고 깊이 머리를
숙였다.
"죄송이고 뭐고 없다구. 내 얼굴에 똥칠을 해도 분수가 있지 그게 뭐야,
도대체. 부하들을 희생시킨 대가로 자기 목숨을 건지다니, 내가 그런 인간
인줄 알았나? 내 목숨을 버리는 대신 부하들이 살 수 있다면 그 길은 내가
쾌히 택하겠지만 말이야"
"난슈 도노,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뭐야?"
"난슈 도노는 국가에 공로가 지대한 분이고, 또 앞으로도 이 나라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분이시니까, 그렇게라도 해서 구명하고 싶었을뿐
입니다.
이번 반란도 실은 저희들의 소행이지, 난슈 도노에게 직접적인 책임은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죄송한 마음에 그렇게라도 해보려고 했던 것 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기리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난슈 도노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뜻은 전혀 없었으니 저희들의 마음을 헤아리시어 노여움을 풀어
주십시오" 무라다도 곧 울음을 쏟을 듯 목메인 소리로 말했다.
"음-" 두 부하의 간절한 말에 분노가 차츰 가시고, 사이고는 콧 등이
시큰해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참으로 착잡하면서도 가슴이 뜨끈해지고, 묘하게 슬프기도 하였다.
"아-" 사이고의 남달리 큰 두 눈에도 핑 눈물이 어렸다.
그것을 감추려는듯 얼른 고개를 뒤로 젖혀 토굴의 천장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아 버렸다.
토굴 밖으로는 가을바람이 마치 패군의 장(장)과 그 심복 부하의 처참
하면서도 눈물겨운 심정을 알기라도 하는 듯 유난히 쓸쓸하고 허전하게
불어가고 있었다.
이튿날 새벽, 요란한 포성이 가고시마의 하늘을 뒤흔들었다.
항구에 정박해 있던 수척의 정부군 군함에서 시로야마를 향해 일제히
함포사격을 개시한 것이었다.
총공격의 신호였다.
곧 요란한 총성과 함성이 울리며 산을 포위하고 있던 육군부대도 공격을
시작하였다.
사이고의 마지막 3백여명의 부하들 가운데 절반 가량만이 총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결사적으로 응사를 하며 저항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